반세기 만에 돌아온 '범어사 신중도'…"감개무량"
[앵커]
한국전쟁 직후 해외로 반출된 조선 후기 불화 '범어사 신중도'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부산 범어사에서는 봉안식이 열려 많은 신도들이 직접 그 모습을 눈에 담았습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불, 법, 승"
스님과 신도들의 구호가 끝나자, 흰 커튼 뒤에 숨겨져 있던 그림이 그 자태를 드러냅니다.
불교 신앙 내용을 그린 탱화, '신중도'로, 머리가 세 개 달린 예적금강, 이익을 가져오는 여신인 마리지천 등 각종 신을 표현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승려인 화승 '민규'가 1891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범어사 극락암에 보존돼 있다가 한국전쟁 직후 누군가에 의해 해외로 반출됐습니다.
그리고 반세기 만에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온 겁니다.
"오늘 굉장히 가슴 뭉클하고 기쁜 환희심이 일어나는 그런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신중도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기까지 큰 노력이 있었습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달 1일 미국 LA경매시장에 신중도가 출품된 것을 발견해 대한불교조계종에 알렸고, 범어사 주지인 경선 스님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환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도, 신앙의 대상이 되는 원래 (범어사) 극란전에 있던 곳으로 모시는 것이 본사 주지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의무다."
20일 범어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신중도 봉안식이 열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신중도는 27일까지 범어사 보제루에 보관하며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범어사측은 신중도 외에도 전쟁 후 잃어버린 문화예술작품들을 계속 찾아가는 작업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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