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우리 정부의 공식 발표 하루 만에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힌 건 분명 이례적입니다.
다만, 사과 앞에 내놓은 이번 사건의 경위가 우리 정부의 발표와 엇갈린다는 점에서 이 통지문에는 북측의 여러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세웅 기자가 분석해 드립니다.
◀ 리포트 ▶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측에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상세하게 사건의 전후를 적은 것이나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사과 의사를 밝힌 건 형식과 내용 모두 이례적이란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의 경우 북측은 "유감"이라면서도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며 공세를 펼친 바 있습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때도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 건 "지극히 유감"이라고 했지만 '인간 방패'를 형성한 남측에 책임이 있다며 적반하장식 주장을 했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2010년 11월)]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 타격을 계속 가하게 될 것이다."
1968년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청와대를 습격한 1.21 사태, 76년 판문점에서 유엔사 경비병을 도끼로 살해한 도끼 만행 사건 당시에도 김일성 주석이 남측 인사와의 면담에서 '미안하다'고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거나 '유감'이라는 구두 메세지가 전달됐을 뿐입니다.
[전해철/국회 정보위원장]
"(국정원이) 판단하기로는 굉장히 이례적이다. 근래 서해교전 이후로 북에서 이와 같이 사과의 뜻 표한 예가 없었다."
또 우리 측이 사실관계 파악을 요청한 지 이틀 만에 예상보다 빠른 반응을 보인 건 그만큼 북한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해상에서 비무장 상태로 발견된 민간인을 재판도 없이 살해해, 북한의 잘못이 명백한 상황이 된 만큼 빠른 진화에 나섰다는 겁니다.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이후 반전을 노리는 상황에서, 추가 악재는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