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독일 베를린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일본 외무상이 직접 독일측에 요구했는데요.
독일 베를린 시측이 소녀상을 세운 시민단체에 일주일 내 철거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5일 독일 베를린시 중심지인 미테구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습니다.
독일 내 세번째 소녀상이긴 하지만 공공장소에 세워진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지 한인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주도해 구청 허가를 받고 설치했는데, 허가를 내줬던 미테구청이 돌연 이 단체에 철거 예고장을 보냈습니다.
오는 14일, 즉 일주일 이내에 자진 철거를 하지 않을 경우 강제 집행을 하고 그 비용을 물리겠다는 겁니다.
철거 이유로는 사전에 알리지 않은 비문을 설치한 것을 들었습니다.
비문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로 데려갔다", "생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습니다.
이 비문이 "일본에 반대한다는 인상을 준다"며 뒤늦게 문제삼은 겁니다.
미테구청의 이같은 조치는 일본 정부가 독일 정부에 철거를 요청한 이후 며칠 만에 나왔습니다.
일본 관방장관은 소녀상 설치 직후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곧바로 철거를 위해 나서겠다고 했고, 모테기 외무상은 독일 외무장관에게 직접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일본 외무상 (지난 6일)]
"(독일 외무장관과 소녀상에 관한)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베를린 거리에 이런 상이 설치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현지 공관 등을 동원해 베를린주 의회, 주 정부, 미테구 등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호 의원/외통위 국정감사(그제)]
"일본의 우익세력들도 현지 관청에 항의성 메일을 계속 보내서 공무원을 아주 피곤하게 해서 결국 시민단체분들이 소녀상을 철거합니다."
시민단체 측은 소녀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배경을 빼놓을 수 없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