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가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발생한 중학교 교사 테러 사건의 용의자가 자국 출신이라는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사건과 관계가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우리는 이 테러 행위를 비난하고 희생자의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면서 "어떠한 형태로든 테러리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신자들을 자극하지 말고 그들의 종교적 감정을 해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체첸 자치공화국은 러시아 내에서도 대표적인 이슬람권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17일 발생한 테러 사건의 희생자가 근무하던 학교의 모습.
[EPA=연합뉴스]
카디로프는 또 체첸 주민들이 이번 사건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프랑스에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가 모든 문제를 체첸 주민들의 탓으로 돌리려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하며 이번 사건과 체첸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카디로프는 용의자인 18세의 청년이 대부분의 삶을 프랑스에서 보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프랑스대테러검찰청(PNAT) 장 프랑수아 리카르 검사의 발표를 인용해 용의자가 2002년 3월 12일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난민 지위를 가진 체첸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지난 3월 4일부터 10년간의 거주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프랑스 러시아 대사관 대변인은 타스 통신에 용의자가 6살 때인 2008년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 들어왔으며 당시 이들은 정치적 망명을 프랑스 정부에 요청했었다고 설명했다.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
[타스=연합뉴스]
이후 이들이 장기비자를 받아 프랑스에서 생활을 해왔다고 설명한 대변인은 "러시아의 시민권은 정치적 망명 신청자의 지위를 얻으면 무효가 된다"면서 테러가 러시아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