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키워드] 김정은의 반성화법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눈물을 보이며 낮은 자세를 보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후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반성화법'을 또 구사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반도 키워드, 입니다.
14일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본 함경남도 검덕지구를 시찰했습니다.
검덕지구는 북한의 대표적인 연과 아연 생산지로 지난 태풍 이후 주택 2천300여 세대를 새로 건설 중인데요.
현장에서 김 위원장은 "인민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안타까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너무나 기막힌 환경과 살림집에서 고생하고 있는 인민들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였다고, 이번에 저런 집들도 다 헐어버리고 새로 지어주지 못하는 것이 속에서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구사했던 '반성화법'이 또 등장한 겁니다.
열병식 연설 당시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눈물을 보인 김 위원장은 '면목 없다' '노력과 정성이 부족하다' 같은 표현으로 인민들의 마음을 달랬습니다.
"우리 인민의 너무도 크나큰 믿음을 받아안기만 하면서 언제나 제대로 한번 보답이 따르지 못해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이끄는 중책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하여 우리 인민들이 생활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반성화법'은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수해까지 삼중고를 겪는 가운데 민심을 관리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입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발생한 수해와 코로나19에도 유달리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인데요.
수해 지역을 찾을 때 직접 운전대를 잡는가 하면 반소매 내의만 걸친 채 현장을 누비는 등 직접 동분서주하며 민생을 챙기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최고 존엄'인 최고지도자를 '무오류 존재'로 신성화했던 선대와 달리 잘못에 몸을 낮춰 사과하고 반성하는, 북한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지난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