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레일이 운행하는 화물 열차 중에 백일흔일곱 량이 한 달 넘게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세워져 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작업자들이 딛고 서서 일할 수 있도록 새로 제작한 발판이 튕겨져나가서 전동차가 긴급 정지하는 사고가 났기 때문인데요.
알고 보니까 코레일이 엉뚱한 도면을 주고 발판을 주문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지하철 오류동역.
지난달 16일 이곳에서 승객 300명을 태우고 달리던 1호선 전철이 뭔가에 맞아 멈춰섰습니다.
날아온 건 무게 20kg짜리 쇳덩어리.. 화물열차용 발판이었습니다.
옆 선로에선 화물열차가 달려오고 있었는데, 거기 달려 있던 철제 발판 4개가 선로 옆 침목에 걸려 차례로 튕겨 나온 겁니다.
이 발판들은 올해 코레일이, 작업자들이 딛고 일할 수 있도록 새로 주문 제작한 것들입니다.
규정상 열차 부속품은 선로로부터 최소 35cm 이상 떨어져 부착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46cm 높이였던 기존 발판과 달리, 새로 만든 발판 높이는 26cm밖에 안 돼 규정보다 9cm나 선로와 가까웠습니다.
[코레일 직원]
"불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너무 좀 낮으니까, 불법적재물이라도 있으면 거기에 부딪히면 몸을 빼기가 조금 어렵다는…"
사고 후 코레일은 해당 발판을 부착한 화물열차 177량의 운행을 전면 중단시키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운행 중인 화물열차 가운데 지붕형 열차의 70%를 멈춰세운 겁니다.
서울 광운대역입니다.
새 안전발판이 달린 화물열차 20여 대가 한 달째 그대로 멈춰서 있습니다.
낮게 부착한 발판을 떼어내 다시 달면 되는 문제였지만, 코레일은 제조사 측과 사고 책임을 놓고 다투느라 한 달을 보냈습니다.
이러는 사이, 해당 화물열차로 제품을 실어 보내야 할 업체들은 발을 굴러야 했습니다.
[제지업계 관계자]
"재고가 계속 적체되고 있다는 거… 이게 생산은 되고 있는데 그걸 서울 쪽 물류센터 쪽으로 빼내질 못하니까…"
그런데 조사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