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건설 폐기물'이 섞인 논에서 자란 벼를 브랜드 쌀로 포장해 팔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다섯 달 동안 현장을 추적했는데요. 업체들이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논에다 폐기물을 퍼부었지만, 단속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김도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7월 중순 경기도 한 골재 공장 입구.
덤프트럭 한 대가 나옵니다.
한적한 농촌마을로 들어가더니 싣고 온 검은 진흙을 쏟아냅니다.
농작물이 자라는 곳까지 검은 진흙이 쌓여있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지에도 검은 진흙이 퍼부어집니다.
2.5m 높이로 쌓여 있는 건설 산업폐기물, 무기성오니입니다.
한 움큼 떼서 만져봤더니, 갯벌처럼 찐득하고 습기가 많아서 찰흙처럼 쉽게 뭉쳐집니다.
무기성오니는 건설용 모래를 만들 때 나오는 폐기물 진흙입니다.
화학 약품이 들어가 중금속 오염이 의심됩니다.
그래서 정부는 농지에 묻지 못하게 규제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오염 폐기물이잖아요. 농지 형질 자체를 오염시키겠다는 건데.]
원래는 경작지였던 곳인데요.
이렇게 폐기물 흙이 묻혀있는 곳 바로 옆에는 아직 추수도 끝내지 않은 벼농사가 한창입니다.
일대는 모두 벼를 키우는 논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무기성오니는 허가를 받은 폐기물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처리업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농지에 묻습니다.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재업체 관계자 : 합법적으로 하려면 (덤프) 한 대당 40만~60만원 정도. 불법 처리하면 20만원 내외면 가능하니까. 1년으로 보면 10억정도 비용 절감이 (되죠).]
전국 골재업체는 약 200곳, 경기도와 인천에만 67곳.
전체 33%가 몰려 있습니다.
취재진은 5월 모내기철부터 최근 벼 수확철까지 경기도 5개 시군에 폐기물 흙이 묻힌 농지를 추적했습니다.
마을 주민들도 폐기물인 걸 압니다.
[마을 주민 : (이 위에다 뭘 심겠네요?) 모 심지 모. 내년부터. 노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