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임진왜란 때 한반도를 침략한 왜군이 조선인들의 귀와 코를 베어 간 뒤 만든 일명 '귀 무덤'이 일본 교토에 있습니다. 그동안 남북이 각각 희생자의 넋을 위로해왔는데, 오늘(23일) 처음으로 일본인들이 위령제를 열었습니다.
교토 현지에서 유성재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교토의 유명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도요쿠니신사입니다.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숭배하는 곳입니다.
도요쿠니신사에서 큰길을 건너 불과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주택가 입구에 이총, 이른바 '귀 무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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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희생된 조선인 12만여 명의 신체 일부가 매장된 곳입니다.
400년 한이 서린 교토 귀 무덤에 일본 승려의 독경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지난해 결성된 '교토 평화의 모임'이라는 시민단체가 일본의 오랜 잘못부터 제대로 사과하고 희생된 영혼을 위로하자며 일본인들이 직접 올리는 위령제를 처음으로 개최한 것입니다.
[아마키/전 주레바논 일본대사 : 이 불행한 귀 무덤의 역사를 일본인이 올바르게 인식하고, 일본인의 손으로 처음으로 진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 위령제에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1년에 한 번씩 번갈아 위령제를 지내 왔던 남과 북의 교민단체 인사들이 함께 헌화했습니다.
[김문길/부산외대 명예교수(귀 무덤 연구) : (이번 위령제가) 하나의 화해의 장이 되어, 한일 관계가 더욱더 두터워지는 길목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석자들은 내년부터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 세대가 위령제를 함께 개최해 양국 간 화해의 뜻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김종미)
유성재 기자(ven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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