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8년 4월 2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 1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특검 수사결과에 따른 삼성그룹 경영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은 건강문제와 사내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사내 비자금 '폭로'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특검수사 곤혹
이건희 회장은 1999년에는 폐 부근의 림프절에 암세포가 발견돼 수술을 받았지만,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 증상이 나타났다. 추위만 느껴도 고열이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나 겨울이면 하와이, 오키나와 등 따뜻한 지역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이 회장은 검찰과 특검 수사도 각각 한 차례 받으면서 홍역을 치렀다. 1995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대검 청사로 불려가 중앙수사부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2003∼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와 2005년 안기부 X파일 도청사건 수사 당시에는 소환될 위기를 넘겼으나 2008년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비자금 조성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로 다시 조사를 받았다.
삼성 비자금 수사는 이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2선으로 물러나는 계기가 됐다.
특검 수사는 자연인 이건희는 물론 삼성에도 최대 위기였다.
그에 앞서 2005년에는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삼성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1997년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신라호텔 일식집에서 나눈 대화를 도청한 이른바 X파일은 떡값 검사 실명이 등장하면서 재계와 법조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2007년 10월에는 삼성그룹 옛 구조조정본부(당시 전략기획실)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이 회장의 지시로 금품 로비를 하고 자신 명의의 비밀계좌로 50억원대의 삼성 비자금이 관리됐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