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새벽 시간, 만취한 20대가 몰던 승용차가 신문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으면서 신문 배달원이 숨졌습니다.
이 배달원은, 자식들한테 부담되고 싶지 않다면서 두 달 전부터 일을 시작한 70대 노인이었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바구니에 신문을 가득 실은 할아버지의 오토바이가 골목을 빠져나옵니다.
두 발을 땅에 딛고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버거운 듯 잠시 쉬었다가 한 걸음, 다시 신문을 정리하고 한 걸음, 오토바이를 끌고갑니다.
오토바이가 도로를 건너는 순간, 뒤에서 승용차 한 대가 돌진합니다.
오토바이를 덮치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신문지가 나뒹굴었고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차량은 오토바이를 들이받고도 이 화단에 올라타 50m를 밀고갔고, 결국 뒤집힌 뒤에야 멈춰섰습니다.
[경찰 관계자]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중앙분리대 화단, 경계선,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차가 전복이..."
70살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뒤집힌 인피니티 차량에서 구조된 22살 남성 운전자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회사원인 가해 운전자는 3분 거리에 있는 모란시장 근처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집에 가겠다며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목격자]
"(가해자가) 길 건너편도 갔다가 이쪽으로 왔다가 하시다가, 나중에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보긴 했는데 따로 응급처치를 하거나 구조활동을 하지는 않으셨고요. 그 뒤로도 전화만..."
세 딸의 아버지인 할아버지는 "딸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며 두달 전부터 매일 새벽 신문을 배달했고, 달마다 30만 원을 벌었습니다.
[신문 지국 관계자]
"자녀들에게 부담 안 주고 싶어서, 용돈 벌어서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이렇게 하신다고..."
MBC가 이 할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확인해보니, 매일 새벽 오토바이와 함께였습니다.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대신 신문 배달을 위해 손수레처럼 이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문 지국 관계자]
"캐리카(손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