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가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천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에 대해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WTO 지도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세계 최대 무역국인 미국의 거부 의견을 투표를 통해 기각할 것인지, 아니면 수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볼 것인지 두 가지 옵션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두 후보가 결선에 올랐고,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28일 두 후보 중 오콘조이웨알라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WTO는 회원국의 최종 선호도 조사를 토대로 사무총장 후보를 추천했는데, 유 본부장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큰 표 차로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WTO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이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 회원국 다수에 반대되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의 한 외교관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선거 절차 막판에 뛰어들어 혼돈을 가중하는 방법으로 절차를 중단시켰다면서 "즉흥적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일단 미국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막후 논의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TO는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거쳐 추천된 후보를 다음 달 9일 열리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승인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 그전까지 미국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회원국 간 컨센서스가 도출되지 않을 때 최종 추천된 두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자진해서 사퇴하는 방법도 있다. 유 본부장 측은 29일 사퇴 의향 등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