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한해 정리해고를 당한 이스타항공 노동자는 1300명이 넘습니다. 밀린 임금도 못 받고 쫓겨나듯 나온 직장. 이 노동자들을 받아주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해서 가구를 배송하는 일부터 방송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까지 뛰어들었습니다.
공다솜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6월 해고를 당한 김씨는 올해 초 월급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3월에 운항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도 회사 걱정이 앞섰습니다.
[김모 씨/이스타항공 해고노동자 : 괜히 다른 일을 하는 게 회사 규정이나 이런 것들에 어긋나게 될까…조금 기다리면 풀리겠지.]
부족한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이어갔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았습니다.
[김모 씨/이스타항공 해고노동자 : TV 보조출연을 주로 했었어요. 코로나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그때 촬영도 많이 없더라고요.]
또 다른 해고노동자 권씨는 가구배송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조종간 대신 잡은 운전대는 낮설었고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권경수/이스타항공 해고노동자 : 가구 배송을 하루 하고. 그다음 날 나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고.]
결국 권씨는 본격적으로 화물운송업에 뛰어들기 위해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정리해고 이후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김모 씨/이스타항공 해고노동자 : 정리해고 이후에 일을 하게 되면 실업급여를 못 받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는 정리해고 이전에 다 마무리 지었고.]
지난 6월, 해고노동자들이 체불 임금을 일부 포기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분담하겠다고 했지만, 사측은 현재 매각을 준비 중입니다.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도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회사로 돌아갈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김모 씨/이스타항공 해고노동자 : 직장이 이렇게 없어지고 사라지는 거는 마음이 아플 거 같고. 다시 이스타항공 비행기를 타고 비행할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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