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벌써 사흘째를 맞았습니다.
기업이나 각종 단체, 관공서에서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시무식도 진행됐는데, 다양하게 변한 모습을 짚어봅니다.
1950년대에도 시무식은 있었습니다.
정확히 56년인데요.
경찰 시무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연초라 꽤 추웠을 텐데도 운동장에 줄을 맞춰 서 있고, 훈시를 듣고, 각종 행진이 이어지고 간부들은 사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80년대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똑같은 정장 차림, 사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미동도 없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의미 있게 새해를 시작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봉사활동 시무식인데요, 흔히 달동네라고 불리는 지역을 돌면서 취약계층에게 소중한 연탄을 배달합니다.
새해 시작부터 피를 봐야 하지만 기분은 전혀 나쁘지 않은 헌혈 시무식도 눈길을 끕니다.
최근, 예전보다 헌혈이 줄면서 의료 현장에서 혈액 부족을 걱정하죠, 특히 고령화로 혈액 수요는 계속 늘어서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유명한 전남 완도의 한 읍사무소 직원들, 새해 첫날 칼바람과 싸웠습니다.
배 위에서 해양치유 산업 유치를 다짐하는 행사를 연 겁니다.
회사 특성을 살린 시무식도 등장했는데 경마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한국 마사회, 시무식으로 말 위에서 선서하고 말 갈라쇼까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디지털 세상에서 오히려 더 아날로그적인 머리를 써야 한다며 구구단을 19단까지 외우는 행사로 시무식을 여는 기업도,
또 직원들이 족욕을 하면서 신년사를 듣는 시무식도 있습니다.
다시 올해의 시무식을 보면요.
기업문화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현대차 그룹, 시무식이라는 말을 신년회로 바꾸고 복장도 자율로 했습니다.
회장의 농담까지 곁들여졌습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 아침에도 떡국, 점심에도 떡국]
SK그룹은 회장의 딱딱한 신년사 대신에 일반시민과 고객,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토크 콘서트 형식을 선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