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12신고 가운데 홧김에, 또는 장난으로 하는 전화가 1년에 3천 건이 넘습니다.
올해처럼 코로나19 대응으로 바쁜 시기에 이런 허위 신고로 소중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거리.
소방 구급차가 연달아 지나가더니 20분쯤 뒤엔 경찰 순찰차와 구급차까지 지나갑니다.
근처 아파트에서 마약을 투약한 남자친구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가려고 한다는 신고가 들어온 겁니다.
[근처 상인 : 사이렌 소리가 들려서 밖을 나와봤어요. 순찰차 한 대가 먼저 와 있었고 경찰 5명이 이야기하더니 아파트로 올라갔고… 아, 이게 좀 큰 사고인가 보구나….]
경찰차와 소방 구급차 등 5대가 잇달아 출동했지만, 알고 보니 클럽에 다녀온 남자친구를 골탕먹이려고 홧김에 저지른 거짓 신고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30분 만에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허위신고라는 것을 알고 돌아갔습니다.
경찰은 신고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해 조사를 벌여, 신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해당 아파트 관리인 : 별일은 아닌데 그분이 장난 전화하니까 구급차도 왔나 봐요. 너무 심하게 하니까 경찰이 데리고 갔나 봐요.]
지난 10일에도 서울 강남 아셈타워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건물 안에 있던 4천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경찰특공대와 수색견까지 동원해 1시간 반 가까이 수색했지만, 폭발물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협박범이 돈을 요구하며 말한 계좌도 실제로 있는 계좌였지만, 아직 용의자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 : 전반적으로 다 수사 진행했는데 지금까지는 특정하지 못했어요.]
이렇게 경찰에 접수된 허위 신고는 지난 2014년 1,900여 건에서 2018년 3,900여 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올 8월까지 접수된 허위 신고는 2,469건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도 3천 건을 훌쩍 넘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