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하철과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 좁은 골목을 누비는 마을버스는 교통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들의 출퇴근길 발이 되곤 하는데요.
얼마 전부터 마을버스 앞에 더이상 운행이 어렵다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 건지 정동욱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사가 심한 좁은 골목길을 마을버스 한 대가 힘겹게 오릅니다.
버스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만한 좁은 곳이다 보니 정류소 대신, 이렇게 표지판만 바닥에 붙어 있습니다.
마을 버스는 어르신들과 성균관대 학생 등 약 1천여명이 사는 이 동네의 유일한 교통 수단입니다.
[변영란/승객]
"이 동네에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거든요, 발이 되는 거죠. (없다면) 많이 불편하죠."
이 마을버스를 운영하는 운수업체 대표는 최근 1억5천만원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코로나로 승객이 40%이상 줄어들면서, 급여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승재/마을버스 업체 대표]
"점점 더 어려워지겠죠. 자금의 압박을 받으니까 급여 주는 데 문제가 첫째로 생기고요. 차량 가격 부품 가격 안 오른 거 아무 것도 없어요.점점 더 빚을 내서 감당을 하고 있는데."
"이번 정류소는 밤골입니다."
마을버스 동작 13번, 한 때 밤골 마을을 지나다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시작할 당시 흑자였던 노선은 재개발로 사람들이 떠나고, 시내 버스와 노선이 일부 겹치면서 적자 노선이 됐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승객이 절반으로 줄면서, 적자 폭이 더 커졌습니다.
결국 8분이던 배차 간격을 10분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서울시의 재정 보조금이 유일한 희망인데, 올해는 신청액의 절반도 받지 못하면서 인건비도 지급이 어려워졌습니다.
[전영집/마을버스 대표]
"거의 최악의 상태라고 봐야죠. 근로자들 한테 미안하고 주민들 승객들한테도 미안하고 참 저희 입장에서는 지금 상태는 정말 진퇴양난입니다."
버스 운행 횟수를 줄이는 이른바 '감차'가 지속되면서, 무급 휴직을 해야하는 기사들의 삶도 불안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