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 시대 최고의 문인화로 꼽히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특별전이 열립니다.
세한도를 소장해온 손창근 옹이 올해 초 국립중앙박물관에 조건 없이 기증한 뒤 처음 열리는 전시인데, 14m가 넘는 세한도 전체 모습을 만나볼 수 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추워진 후에야 송백, 소나무와 잣나무가 더디 시드는 걸 알게 된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적힌 구절입니다.
억울하게 유배를 간 자신에게 해마다 귀한 책을 보내준 제자에게 그림과 글로 고마움을 적었습니다.
제자는 이 감동적인 선물을 청나라 지인들에게 보여줬고, 감탄한 소감문이 작품에 이어 붙기 시작합니다.
170여 년 세월이 흘러 주인이 열 번 바뀌는 동안 그렇게 붙은 찬문, 요즘 말로 댓글은 모두 19개.
국보 180호 세한도는, 작품과 소감이 어우러져 길이 14.7m나 되는 대작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오다연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세한도는) 담기 힘든 주제를 표현하고 있어요. 세한이라는 가장 추운 추위, 그리고 그 속에서 변치 않는 지조. 그것을 이 세한도 안에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이 작품이 가장 명품이라고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까지 세한도를 소장했던 손창근 옹의 조건없는 기증을 기리며 특별전을 마련했습니다.
함께 열리는 디지털 전시도 눈길을 끕니다.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전하는 그림 석 점만으로 풍성함과 활력을 전합니다.
부벽루, 연광정, 대동강에서 열린 평안감사 환영잔치 그림 석 점인데,
연회 모습부터 구경꾼 표정까지 얼마나 자세하게 묘사했는지 길이 25m, 높이 4.5m 벽을 가득 채워 확대해 비춰도 볼거리가 넘칩니다.
[양승미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이 작품은 세 점으로 구성이 돼 있는데, 다 합해서 2,509명이라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보통 진열장으로 전시했을 때는 이런 사람들을 다 감상하기가 어렵거든요. 이렇게 아주 작은 사람들까지도 크게 확대해서…]
한겨울 추위 세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