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줄 하나에 매달려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건물 바깥벽을 페인트로 칠하거나 보수 공사를 합니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인지, 저희가 1년 전에 둘러봤을 땐 그렇지가 않았는데요. 1년 만에 다시 살펴본 지금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도 여전합니다.
밀착카메라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22층 아파트 벽에 사람이 보입니다.
스프레이를 들고 양옆으로 움직입니다.
아파트에 색을 칠하는 작업입니다.
옥상에서 만난 노동자.
[A씨/외벽 도색 노동자 : (오늘 바람이 좀 불길래) 오늘은 그래도 이 바람은 부는 것도 아니야.]
매듭을 묶을 곳이 없어 아파트 굴뚝에 줄을 묶었습니다.
다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주변을 살핍니다.
점검을 돕거나 지켜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각자 일을 하느라 바쁩니다.
엎드려 몸을 돌리고 한 발씩 발을 내린 뒤 줄 하나에 묶여 허공에 달린 의자에 오릅니다.
스프레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발 하나, 몸을 직접 잡아주는 줄은 없습니다.
현행법은 위급 상황을 대비해 두 줄이 필요합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엔 노동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구명줄을 설치하라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습니다.
[B씨/외벽 도색 노동자 : 이 줄은 절대 안 끊어져요. 이게 1톤을 견디는 무게예요.]
두 줄을 내려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일이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B씨/외벽 도색 노동자 : 그렇게 하면 일이 되게 번거로워요. 그거 또 옮기고 또 같이하고 바람 불면 꼬이고 막…]
또 다른 현장도 역시 줄이 하나뿐입니다.
생명 줄을 추가로 준비하는 시간보다, 빠른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C씨/외벽 도색 노동자 : 어제도 비 와서 못 했다고. 우린 비 오면 못 하니까.]
13년 차 노동자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작업을 준비하는 심규영 씨, 줄을 내릴 때도 안전을 체크하느라 시간이 걸립니다.
녹색줄이 안전줄입니다.
심씨도 처음부터 안전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