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구나' 느끼게 해줄 훈훈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암 진단을 받아 퇴직하게 된 미화원을 위해 주민들이 십시일반 치료비를 모금했는데요.
반대하는 주민도 있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예상외로 많은 정성이 모였다고 합니다.
안윤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시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20일, 주민 소통 공간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협조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입주민들께 조심스럽고 어려운 부탁을 드립니다.
이 아파트에 입주한 지 벌써 3년.
경비원·미화원 등 직원들 덕분에 주거 환경이 상당히 개선됐는데, 안타까운 소식이 있습니다.
입주 때부터 청소를 해주신 한 미화원 여사님이 암 판정을 받으셔서 일을 그만두셔야 합니다.
코로나19로 다들 힘들고, 저도 자영업을 하고 있어 솔직히 죽을 만큼 힘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정성이, 그분에겐 큰 삶의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명성태 / 입주민 대표 : 카페에 한 번 올려보자고 했는데, 많은 기대는 안 했어요. 왜냐하면,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 같이 힘들어지는 시기이다 보니깐. 코로나19 때문에 정말 자영업 하시는 분들 많이 힘들어 하시잖아요.]
입주민 대표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도움이 될 만큼 모을 수 있을까, 반대 의견이 많진 않을까?"
기우였습니다.
주민들 반응은 예상보다 더 뜨거웠습니다.
[명성태 / 입주민 대표 : 1단지 분들도 호응해 주시고, 2단지 분들도 호응해 주시고, 댓글도 훈훈함이 감동적이더라고요. 모인 금액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너무 차이가 나서….]
백만 원을 목표로 했는데, 닷새 동안 모인 돈만 400만 원을 넘었습니다.
주민 130명이 한마음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암 투병 중인 미화원 여사님은 그저 고맙고, 감격스러울 뿐입니다.
[김 모 씨 / 아파트 단지 미화원 : 애착이 많다니깐요, 이 아파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