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이 시기에 조심해야 할 대표적 질환으로 '뇌동맥류'가 꼽힌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크게 부풀어 나온 상태를 말하는데, 부푼 만큼이나 터질 위험성도 크다. 특히 추위와 큰 일교차는 이런 위험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국내 의료진이 2007~2015년 사이 병원을 찾은 뇌동맥류 환자 1천912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추워지는 11월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일교차가 큰 4월까지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
뇌동맥류 파열이 무서운 이유는 전조 증상이 없어 발병 전에 대비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뇌동맥류 파열 환자의 대부분은 혈관이 터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혈관이 터지는 순간 환자는 망치로 얻어맞은 것과 같은 통증과 함께 평생 처음 경험해보지 못한 갑작스러운 두통을 느낀다. 이때 뇌 속에 피가 퍼지면서 순간적으로 뇌 혈류가 막히는데 이로 인해 급사할 확률은 30%를 넘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뇌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혈관이 터졌을 때 큰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출혈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출혈이 약한 때는 두통을 느끼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는 환자도 있다.
뇌동맥류는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뇌혈관 영상 검사로 진단한다. 뇌동맥류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흡연,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질병을 앓고 있거나 직계가족 중 2명 이상이 뇌동맥류를 진단받은 가족력이 있다면 뇌혈관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발견된 뇌동맥류를 모두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뇌혈관의 특성상 치료 시 동반하는 위험성도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위험성과 뇌동맥류 파열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근거 중심' 의학뉴스 [김길원의 헬스노트] 이번 시간에는 자칫 운명의 갈림길이 될 수 있는 뇌동맥류의 증상과 진단, 치료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