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특성화고의 순수 취업자 비율이 3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학보다 취업을 염두에 두고 특성화고를 택한 학생들이 10명 가운데 3명만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정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설 현장에서 지난해 4월, 안전사고로 숨진 김태규 씨.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회사 3곳을 옮겨 다녔고, 일용직으로 내몰린 뒤 사고를 당했습니다.
[고 김태규 씨 누나 : 거기는 안전이라는 게 없는 현장이고,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안전장비 지급 못 받고….]
컴퓨터를 전공했지만, 취업할 수 있는 곳은 하청 업체 생산라인 비정규직뿐이었습니다.
[고 김태규 씨 누나 : 현장 실습 갔을 때도 관련 없는 과로 현장실습을 내보내고….]
2년 전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사무직으로 취업했던 김민정 씨.
가정형편이 어려워 빨리 취업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주어진 일은 단순 업무에 불과했고 차별도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김민정/특성화고 졸업생 : 잡일이라고 하는 것은 제가 다 맡았고, 무시하고 배제시키는 분위기도 있었고.]
1년간 받은 월급으로 재수학원에 다닌 민정 씨는 결국,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특성화고 출신의 순수 취업자 비율은 지난 2017년 50% 넘게 올라갔지만, 올해 27.7%로 거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취업자가 급감한 이유는 뭘까? 현장실습 중 잇따라 사망 사고를 당한 유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한 작가입니다.
[박은경 나레이션 : 지하철을 고치다가, 자동차를 만들다가, 뷔페 음식점에서 수프를 끓이다가,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다가, 승강기를 수리하다가…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이용하는 모든 일상 영역에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현장실습 개선안을 만들었습니다.
학생이면서 근로자 신분이었던 것을 학생 신분으로 바꾸고, 일보다 학습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2017년까지 한해 20건이 넘던 산재 사고는 지난해부터는 6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