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이신영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냈다. 탁월한 사업 수완과 동물적인 감각, 남다른 성실성과 완벽주의로 자수성가한 사업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독단적으로 전권을 휘두르는 '황제 경영'과 폐쇄적인 지배구조 등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소유와 경영을 동일시한 신 명예회장의 경영 방식이 두 아들 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부친인 신 명예회장과는 다른 스타일로 롯데그룹을 개혁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017년 5월 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해 스카이서울 전망대를 관람하고 있다. [롯데 제공=연합뉴스]
◇ 감각·안목 탁월한 사업가 신격호
신 명예회장은 제조업 위주였던 한국 산업계에서 일찌감치 서비스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투자했다.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면서 신 명예회장의 롯데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오지만,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열정을 바친 그의 기업가 정신은 롯데그룹 성공의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롯데쇼핑을 통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던 한국의 유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또한, 관광산업이 주목받지 못하던 1970년대부터 호텔롯데를 세우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를 건립했다. 잠실에 세워진 제2롯데월드 역시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격호 명예회장은 맥락을 제대로 포착해 내는 '감'과 앞을 먼저 내다보는 안목이 대단한 사업가"라며 "유통과 관광, 화학까지 그 시대에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경영권 이전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경영 환경이 완전히 달라져서 예전처럼 감으로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만큼 롯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