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 나뒹굴던 찬거리…더 못 구해 죄송" 소방관의 눈물|한민용의 오픈마이크

2021.06.12 방영 조회수 1,236
정보 더보기
[앵커] 시청자 여러분, 뉴스룸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12일)부터 주말에는 저녁 6시에, 가장 빨리 여러분에게 오늘 하루의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저희 뉴스룸은 성추행 신고를 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한 부사관이 생전 작성한 피해자 진술 조서를 조금 전 입수했습니다. 사건 나흘 만에, 공군본부 성범죄 전담수사관이 급파돼 작성된 것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알고서도 덮는 데 급급했다는 정황을 잘 보여주는데 이 소식은 잠시 뒤 자세히 전해드리고, 먼저 '광주 매몰 사고' 소식부터 보도해드리겠습니다. 사고 나흘째, 희생자의 첫 발인식이 엄수됐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암 투병 중인 어머니에게 가려던 막내딸이었습니다. 앞좌석에 탔던 아버지는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아직 딸이 세상을 떠난 걸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고가 나고 뉴스룸도 바로 광주로 내려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을 만나 허망했던 이번 참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방관들은 8명의 시민을 구했으나 모두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먼저 제가 담아온, 광주의 현장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붕괴 앞을 지나던 54번 버스 순식간에 덮쳐 평범한 일상 보내던 시민 17명… 9명 숨지고 8명 크게 다쳐 폭격을 당한 듯 처참했던 사고 현장. 가장 먼저 달려왔던 소방관에게 당시 상황을 물으니 안타까운 한숨을 내쉽니다. [김영조 / 광주동부소방서 소방장 : 안에 버스가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몰된 상태였거든요. 현장에 내부 진입해서 보니까… 하… 그냥… 신음소리, 살려달라는 소리… 많이 심각했습니다.] 소방관의 신발에는 아직 붉은 혈흔이 남아있습니다. [김영조 / 광주동부소방서 소방장 : 버스 내부에 생존자들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조그마한 앞에 유리 깨진 부분으로 겨우 사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을 만들어가지고 그렇게 내부에 진입을 했어요.] [박우수 / 광주소방본부 특수구조대 소방교 :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까. 저희가 무릎 꿇고 기어서 하다 보니까…(혈흔이) 조금씩 묻었어요.] 아름드리 나무가 충격을 흡수해준 앞좌석에서 대원들은 8명의 시민들을 구조했습니다. 하지만 뒷좌석에 탄 9명의 시민들은 안타깝게 숨을 거둬야만 했습니다. [김영조 / 광주동부소방서 소방장 : 뒤에 계신 분들 상태가 너무 안 좋아가지고… 제일 뒤쪽에 계신 분들은 구조를 못했던 게 너무 안타깝고…] 뒤늦게 알려진 희생자들의 사연은 평범했기에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박우수 / 광주소방본부 특수구조대 소방교 : 처음에는 학생인 줄 몰랐는데, 책가방을 메고 있었어요. 아마 그분이 제일 마지막에 수습이 되신 것 같은데… 제일 뒷좌석에 타고 계셨거든요.] [김영조 / 광주동부소방서 소방장 : 구조하면서 물건들을 보니까, 이쪽 시장 쪽에서 찬거리 같은 거 상추, 오이…저녁 찬거리 장만해서 들어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가족들하고 맛있게 저녁 해 드실려고 가는 상황 같은데 그런 참변을…] 버스 안 찬거리가 있었다는 말에, 유족의 가슴은 또 한 번 무너집니다. 큰아들 생일상을 차려주려던 한 어머니의 것이었습니다. [조기석/유가족 (남편) : 아들 생일이라서… 찬거리 마련해온 거 같아요.] [유가족(아들) : 형 생일이라고 차려준 게 마지막 밥상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번에도 지키라는 것을 지키지 않고, 위험해 보인다는 경고마저 무시한 '사람'이 만든 비극. [유가족 : 건물이 철거하다 보면 무너질 수 있죠. 왜, 왜 주변에… 아무리 생각해도. 우회를 하게 해놓은 과정이. 건물이 정리가 될 때까지만 1시간이고 2시간, 3시간이고 그곳에서는 그걸 안했냐는 거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따로 있었지만, 정작 고개를 숙인 건 소방관이었습니다. [김영조 / 광주동부소방서 소방장 : 제가 구조하지 못했다는 그런 죄책감도 들고 내가 좀 더 빨리했으면 하는 후회도 있고 마음이 좋지가 않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연출 : 홍재인) 한민용 기자 , 조용희, 김동준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JTBC 20210612 18

  • 광주 '붕괴 참사' 희생자 첫 발인…현재 7명 입건 01:36
    광주 '붕괴 참사' 희생자 첫 발인…현재 7명 입건
    조회수 16
    본문 링크 이동
  • 문 대통령, 영국 콘월 도착…G7 정상회의 일정 00:31
    문 대통령, 영국 콘월 도착…G7 정상회의 일정
    조회수 51
    본문 링크 이동
  • 신규 확진 이틀째 500명대…수도권 75% 집중 00:40
    신규 확진 이틀째 500명대…수도권 75% 집중
    조회수 11
    본문 링크 이동
  • [날씨] 전국 맑고 한낮 30도 안팎…일부 지역 소나기 00:32
    [날씨] 전국 맑고 한낮 30도 안팎…일부 지역 소나기
    조회수 49
    본문 링크 이동
  • 04:16
    "버스 안 나뒹굴던 찬거리…더 못 구해 죄송" 소방관의 눈물|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조회수 1,236
    본문 링크 이동
  • 아버지와 함께였던 딸, 퇴근길 어머니…평범한 이웃이었던 '희생자들' 01:47
    아버지와 함께였던 딸, 퇴근길 어머니…평범한 이웃이었던 '희생자들'
    조회수 25
    본문 링크 이동
  • '잠원동 붕괴' 숨진 예비신부 아버지 03:19
    '잠원동 붕괴' 숨진 예비신부 아버지 "광주에 내가 죄송"
    조회수 1,055
    본문 링크 이동
  • 숨진 이모 중사 진술조서 입수…피해상황 다 들어있었는데 01:56
    숨진 이모 중사 진술조서 입수…피해상황 다 들어있었는데
    조회수 20
    본문 링크 이동
  • 문 대통령, G7 정상회의 참석…한·일 회담 여부 촉각 01:12
    문 대통령, G7 정상회의 참석…한·일 회담 여부 촉각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콘월까지 기차로…95세 엘리자베스 여왕 '로열 외교' 01:42
    콘월까지 기차로…95세 엘리자베스 여왕 '로열 외교'
    조회수 107
    본문 링크 이동
  • 일본 총리는 올림픽 홍보…자국에선 홍보 행사 취소 01:42
    일본 총리는 올림픽 홍보…자국에선 홍보 행사 취소
    조회수 10
    본문 링크 이동
  • 3분기 백신 접종 일정표…일반인 중에선 50대가 1순위 01:57
    3분기 백신 접종 일정표…일반인 중에선 50대가 1순위
    조회수 180
    본문 링크 이동
  • 코로나 전으로 가는 미국…시카고선 모든 규제 해제 01:50
    코로나 전으로 가는 미국…시카고선 모든 규제 해제
    조회수 50
    본문 링크 이동
  • [발품뉴스] 김치 사면 싸고, 만들면 비싸다?…직접 담가보니 04:31
    [발품뉴스] 김치 사면 싸고, 만들면 비싸다?…직접 담가보니
    조회수 93
    본문 링크 이동
  • 수사 예정인 '김현미 부동산 의혹'…앞으로 쟁점은? 01:54
    수사 예정인 '김현미 부동산 의혹'…앞으로 쟁점은?
    조회수 3,899
    본문 링크 이동
  • 노원구 주민들 오늘도…태릉골프장 개발 반대 서명 01:58
    노원구 주민들 오늘도…태릉골프장 개발 반대 서명
    조회수 20
    본문 링크 이동
  • 택배 파업 나흘째… 01:18
    택배 파업 나흘째…"일부 회사 사실상 해고" 주장
    조회수 56
    본문 링크 이동
  • [날씨] 13일도 무더위, 전국 30도 안팎…남부내륙 소나기 00:26
    [날씨] 13일도 무더위, 전국 30도 안팎…남부내륙 소나기
    조회수 94
    본문 링크 이동
  • 1 말다툼하다 아내 흉기로 살해한 남편 구속 00:35
    말다툼하다 아내 흉기로 살해한 남편 구속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2 의대 교수 '주 1회 휴진' 확산... 02:23
    의대 교수 '주 1회 휴진' 확산..."한 달 되면 사직"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3 주차난에 대신 옮겨주다…12대 잇따라 쾅쾅 01:47
    주차난에 대신 옮겨주다…12대 잇따라 쾅쾅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4 '경고등' 소상공인 연체율… 01:53
    '경고등' 소상공인 연체율…"더 빚낼 데도 없어요"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5 초유의 사태 오나… 02:00
    초유의 사태 오나…"아픈 사람은 어떡합니까"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6 소형 원자로로 '탄소 없는 도시' 도전한다…스마트넷제로시티 01:59
    소형 원자로로 '탄소 없는 도시' 도전한다…스마트넷제로시티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7 00:55
    "KT&G가 전자담배 발명 보상 안해…2조8천억원 달라" 소송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8 [날씨] 아침 안개 주의…낮 기온 크게 올라 00:59
    [날씨] 아침 안개 주의…낮 기온 크게 올라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9 세계 60개국 2,100쌍 참가 국제 합동결혼식 열려 00:28
    세계 60개국 2,100쌍 참가 국제 합동결혼식 열려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10 충남 학생인권조례 결국 폐지...7개 시·도 중 처음 00:32
    충남 학생인권조례 결국 폐지...7개 시·도 중 처음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11 오송참사 조사위 02:22
    오송참사 조사위 "재난 시스템 전무"...임시제방 부실 관련자 실형 구형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2 '연금, 더 내고 더 받자' 공론화 결과에...복지부 00:32
    '연금, 더 내고 더 받자' 공론화 결과에...복지부 "재정 지속성 우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3 아들에게 흉기 휘두른 50대 테이저건 검거 뒤 사망 02:17
    아들에게 흉기 휘두른 50대 테이저건 검거 뒤 사망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14 [포인트뉴스] 08:24
    [포인트뉴스] "오송참사, 충북도 재난체계 붕괴가 원인"…시민조사위 발표 外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5 경비원이 입주민 차량 이동시키다 '쿵'...12대 추돌 00:28
    경비원이 입주민 차량 이동시키다 '쿵'...12대 추돌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6 경찰, 오재원 수면제 대리 처방받은 야구선수 8명 내사 00:27
    경찰, 오재원 수면제 대리 처방받은 야구선수 8명 내사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7 02:32
    "전자담배 내가 발명"...'2조8천억 원' 개인 소송 논란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8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1년…현장에선 혼선 여전 02:17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1년…현장에선 혼선 여전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19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갈등...법적 쟁점은? 02:10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갈등...법적 쟁점은?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0 다시 온 걸 환영해…가로림만서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 포착 02:11
    다시 온 걸 환영해…가로림만서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 포착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1 임무명 'BTS'...'더 빠르고 더 넓게' 안보·재해 대응 02:15
    임무명 'BTS'...'더 빠르고 더 넓게' 안보·재해 대응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2 4월 24일 '뉴스 9' 클로징 00:13
    4월 24일 '뉴스 9' 클로징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3 [현장잇슈] 할머니 홀로 있던 식당서 '불이야!' 02:09
    [현장잇슈] 할머니 홀로 있던 식당서 '불이야!'"…몸이 반응한 남성 정체는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24 [이시각헤드라인] 4월 24일 뉴스투나잇 01:24
    [이시각헤드라인] 4월 24일 뉴스투나잇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5 멸종위기 '점박이물범' 올해 첫 포착…가로림만 유네스코 등재 추진 01:40
    멸종위기 '점박이물범' 올해 첫 포착…가로림만 유네스코 등재 추진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6 교수 사직·휴진 현실화에 환자들 패닉... 02:54
    교수 사직·휴진 현실화에 환자들 패닉..."전쟁보다 무서워"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7 한강 위에서 먹고 즐기고 일한다… 02:08
    한강 위에서 먹고 즐기고 일한다…"1000만 이용 수상시대"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8 이주호, 대학 총장 간담회... 00:32
    이주호, 대학 총장 간담회..."30일까지 모집정원 제출"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9 '올해 신입생 1명'…덕성여대, 독문·불문과 폐지 수순 01:40
    '올해 신입생 1명'…덕성여대, 독문·불문과 폐지 수순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30 의대 교수 '주 1회 휴진' 확산... 02:21
    의대 교수 '주 1회 휴진' 확산..."한 달 되면 사직"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맨 위로

공유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