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판사 탄핵해 주세요" 청와대 향한 요구는 정당할까

2021.06.19 방영 조회수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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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반국가, 반민족적 판결을 내린 판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 김양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관한 국민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지난 9일 20만 명 이상이 동의, 청와대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서 김 부장판사가 재판장인 민사합의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85명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각하했는데요.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전면 배치되는 데다 법리적 판단을 넘는 정치·외교적 고려사항을 언급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일부 누리꾼은 '현대판 매국노','국적 박탈 후 추방하라'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죠. 사회적 민감 이슈에 대한 판결이 나오면 해당 재판부 심판론이 종종 대두되곤 합니다. 지난해 "정경심 1심 재판부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을 45만 명 넘게 지지한 것이 대표적이죠. 헌법에 따라 법관이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 법률을 위배하면 국회는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고 심판은 헌법재판소가 맡게 됩니다. 지난 2월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추문설'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정사상 최초로 가결됐죠.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을 기점으로 사법부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는데요. 한 논문은 "국회는 관여 법관에 대한 책임 추궁 수단인 탄핵 소추 논의·의결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며 "국회에 독점적 소추권을 부여한 건 제도 실효성 확보에 걸림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데다 물의를 빚은 법관이 먼저 옷을 벗는 경우가 많은지라 실제 탄핵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이를 지켜보던 일부 국민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에 나섰습니다. 작년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허가했거나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를 탄핵하라는 청원이 줄을 이었죠. '신상털이'도 드물지 않아 영장전담판사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항의 전화를 받거나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등 '조리돌림'을 당하기도 하는데요. 이를 새로운 사법부 견제 수단으로 봐야 할지 행정부를 통해 사법부에 압력을 가하는 행위로 봐야 할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각에선 법 감정과 동떨어진 판결을 한 사법기관에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판결문에 정치적 요소를 끌어들인 건 법관 실책"이라며 "국민 첨언으로 여겨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유진 처음헌법연구소장은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이기에 청와대에 모든 걸 하소연하는 것"이라며 "민심에 겸허히 귀 기울이는 건 국가기관, 공직자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조언했습니다. 누적된 사법 불신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6%가 '법원 판결을 믿지 못한다'고 답했죠. 반면 판결 내용을 문제 삼아 법관 탄핵을 청하는 건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나오는데요.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논리적 허점이 상소 사유가 될 순 있어도 탄핵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며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건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짚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 안 그래도 고된 업무에 시달리는 판사들에 자괴감까지 얹어 소명 의식에 금이 가거나 사기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법치주의를 지켜야 하는 법관이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않고 양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헌법상 규정된 만큼 이는 존중돼야 할 텐데요.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헌·위법을 딱 잡아내지 않고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며 문책하라는 건 사법부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국행정연구원도 "국민청원 게시판에 특정 판사에 대한 파면, 탄핵 등 청원 범위를 넘어선 글이 아무런 제한 없이 등록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죠.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그간 청와대는 "법관 인사와 징계에 관여할 수 없으며 관여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부장판사를 특별감사하라는 청원에 대해서도 "권한이 없다"고 못 박았는데요. 하지만 당시 청와대 관계자가 법원행정처에 청원 사실을 통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쟁이 붙기도 했죠. 전문가들은 사안이 여론재판으로 흐를 경우 자칫 법관이 부담을 느껴 소신 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걱정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과 판사 개인을 향한 공격은 구분돼야 한다는 거죠. 차진아 교수는 "감정적 대응은 법관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신변에 위협을 느끼게 만든다"며 "공정한 재판을 하지 못하면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 충실히 이뤄질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장철준 단국대 법대 교수는 논문을 통해 "신상 털기는 관심·비판과 전혀 다른 것"이라며 판결에 대해 사실에 기초한 의문 제기 등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법원 역시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자정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동시에 판결문 공개, 재판 중계 등을 확대, 정보 제공 폭을 넓히자는 제안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 권예빈 조현수 인턴기자 sunny1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2021061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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