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토리텔러,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오늘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HRW가 발표한 보고서 제목입니다.
그런데 부제가 이겁니다.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그렇습니다.
'한국'만 콕 집어서 보고서를 내놓은 겁니다.
왜냐고요,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가 정말 심각하니까.
보고서는 여러 사례를 보여줍니다.
그 중에서도 유부남 상사가 줬던 탁상시계가 알고 보니 몰카였다는 피해자 사례.
충격적입니다.
['이건 일반 시계가 아닌데요' 라고 따졌더니 상사는 '그거 검색하느라고 밤에 안자고 있었던 거야?' 라고 말하더군요]
보고서는 솜방망이 처벌 같은 문제까지 입체적으로 다뤘습니다.
CNN,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주요 외신들, 일제히 기사 쏟아냈고요.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1년 전 장면 혹시 떠오르십니까?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가 징역 18개월 만기 출소하던 장면.
전세계가 주목했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 이렇게 꼬집었었죠.
"웰컴투비디오를 본 미국인 일부는 징역 5년에서 15년 선고받았다"
본 사람이 징역 15년인데, 운영자가 징역 18개월인게 말이 되냐는 거죠.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부끄러운 현실.
이것도 보시죠.
HRW 보고서 나오고 나서 초소형 카메라 규제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올라왔습니다.
7만 명 넘었습니다.
지금은 8만 명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3년 전에도 비슷한 청원 있었고요.
20만명 넘어서 이렇게 답변까지 했습니다.
[정현백/당시 여성가족부 장관(2018년 5월) : 등록제를 도입한다든지, 유통 이력이 추적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추진하도록…]
그런데, 지금 어떻죠? 계속 누구나, 아주 쉽게! 몰래 카메라 살 수 있습니다.
변형 카메라 규제하는 법안, 국회에 발의는 됐는데 별 논의 안 되다가 20대 국회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고요.
지금도 다시 국회에 발의 돼 있긴 합니다.
사건이 터져야만 반짝하는 관심, 이제는 정말 악순환 고리 끊어야 합니다.
분위기 바꿔서요. 하나 더 준비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로 행동하는 우리 시민들이 달려갔습니다.
스위스에 사는 교민과 유학생들입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독도가 일본 땅으로 떡하니 표시 돼 있죠.
관중석에서 욱일기 응원도 허용할 것 같습니다.
올림픽 이제 한 달 남았는데, 이거 해결 안 되고 있죠.
스위스 교민과 유학생들 직접 IOC에 가서 왜 방관하느냐, 왜 계속 모른 척 하느냐, 집회를 연 겁니다.
평창올림픽 때 기억나십니까.
우리가 한반도기에 독도 표시하니까 IOC가 나서서 빼라고 권고했던 것과 지금 태도가 너무 다릅니다.
집회 영상 보니까 중간 중간에 말 거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무슨 얘기한 걸까요?
[최현이/스위스 유학생 : (IOC 직원들이) 사실 다들 모르고 계셨어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주변 IOC 동료랑 얘기해서 문제 제기를 해보겠다고 하셨거든요. 한 번 지켜 봐도 좋을 것 같고…]
그리고요. 욱일기가 왜 안 되는지, 나치 전범기와 비교하는 홍보물도 만들어서 현지 주민들에게도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도 이 문제에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다 일반 시민들입니다.
이런 생각 안 드십니까? 행동하는 시민들이 어떤 정치인, 외교관보다도 훌륭하다…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지입니다.
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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