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처] "돈만 주면 내드려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권 파는 섬나라

2021.07.24 방영 조회수 82
정보 더보기
(서울=연합뉴스) "시민권 팝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 섬나라의 시민권이 인기리에 '팔려나가는' 현상을 조명했습니다. 지난해에만 약 2천200명이 시민권을 취득한 이 섬나라 이름은 바누아투입니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인구 31만4천여 명의 작은 나라가 이토록 많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은 시민권 취득이 쉽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바누아투 시민권은 이 나라에 발도 한 번 들여놓을 필요 없이 13만 달러(한화 약 1억5천만 원)를 내고 한 달가량의 처리 기간을 기다리면 받을 수 있다는데요. 이렇게 얻은 바누아투 여권으로는 비자 발급 없이도 영국과 유럽연합(EU) 등 130여 개국으로 입국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바누아투는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등을 부과하지 않아 조세회피처로도 유명한데요 이 때문에 '쉬워도 너무 쉬운' 시민권 발급 절차가 국제 사회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른바 '황금 여권'으로 불리는 바누아투 여권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바누아투 시민권을 얻은 사람 중엔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시리아 사업가, 호주의 악명높은 오토바이 갱단 일원 등이 있습니다. 또 36억 달러(약 4조1천400억 원)가량의 가상화폐 횡령 혐의를 받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형제, 북한 정치인 등이 바누아투의 '황금 여권'을 손에 쥐었습니다. 특히 북한 정치인 부부는 중국 여권을 이용해 바누아투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 이 '황금 여권' 취득 절차를 통해 바누아투 시민권을 '구매'한 2천200명 중 절반가량인 약 1천200명이 중국 국적이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바누아투 시민권을 많이 획득한 이들은 나이지리아와 러시아인이었고, 레바논·이란·리비아 등 중동국가에서도 이 여권을 얻기 위해 몰려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과 호주, 그리고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바누아투 시민권을 획득한 사람들이 나왔는데요. 미국 CNBC에 따르면 미국에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자들 일부가 해외 시민권 취득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국세청(IRS)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취급합니다. 이는 곧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가상화폐에도 과세를 한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미국 국적 납세자가 비트코인 1개를 1만 달러에 구매한 후 5만 달러에 판매한다면, 4만 달러가 과세 소득이 되는 셈입니다. 이중국적자도 이 같은 과세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피하려 아예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시민권을 따려는 사람이 많다는데요. CNBC는 한 전문 대행업체를 소개하며 이 회사가 주로 바누아투와 세인트루시아, 포르투갈 등지로 시민권을 옮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누아투 시민권이 범죄자, 조세회피자, 그리고 정치적으로 복잡한 사안에 연루된 사람들에게 각광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험인물이 바누아투로 잠입해 신분을 세탁하거나 현지 세금 제도를 악용해 돈세탁을 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 우려가 커지고 있죠. '여권 장사를 한다'는 국제사회 비난에도 바누아투가 이처럼 쉬운 투자 시민권 제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바누아투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천780달러(약 320만 원) 수준이며 각종 자연재해 때문에 진 나랏빚으로 세계 최빈국에 속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권 장사'는 바누아투 정부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바누아투 정부 수입 중 약 42%가 투자 시민권 유치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요 그러나 정부가 이 제도로 외국인들을 유혹하는 데 대한 바누아투인들 불만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1980년 프랑스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젊은 국가 바누아투의 주권을 외국인들에게 '팔아넘기고 있다'는 인식이 바누아투인들 사이에 생겨난 것이죠. 자원이 부족하고 잦은 자연재해에 시달리는 작은 섬나라가 자구책으로 택한 쉬운 투자 시민권 제도. 그러나 이 '여권 장사'가 주권 국가의 존엄을 해치는 데다 바누아투를 국제적인 범죄 온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mim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20210724 16

  • [올림픽] 감동으로 하나 된 개회식…'떨어져 있지만 혼자가 아니야'(종합) 02:36
    [올림픽] 감동으로 하나 된 개회식…'떨어져 있지만 혼자가 아니야'(종합)
    조회수 12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평창 총감독' 송승환 02:36
    [올림픽] '평창 총감독' 송승환 "개회식, 의미는 강했지만 감동은…"
    조회수 33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개회식 실시간 시청률 합계 17.44%…SBS 1위 02:36
    [올림픽] 개회식 실시간 시청률 합계 17.44%…SBS 1위
    조회수 5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일왕, 개회 선언…'축하' 대신 '기념' 단어 사용(종합) 02:36
    [올림픽] 일왕, 개회 선언…'축하' 대신 '기념' 단어 사용(종합)
    조회수 8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도쿄 밝힌 성화 점화자는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종합) 02:36
    [올림픽] 도쿄 밝힌 성화 점화자는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종합)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희망으로 길을 비추다…독창성보다 메시지 강조한 성화 점화 02:36
    [올림픽] 희망으로 길을 비추다…독창성보다 메시지 강조한 성화 점화
    조회수 5
    본문 링크 이동
  • 코로나 시대 첫 스포츠 제전 2020 도쿄올림픽 '혼돈의 개막'(종합2보) 02:36
    코로나 시대 첫 스포츠 제전 2020 도쿄올림픽 '혼돈의 개막'(종합2보)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뉴스피처] 02:00
    [뉴스피처] "돈만 주면 내드려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권 파는 섬나라
    조회수 82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성화 점화' 오사카 02:36
    [올림픽] '성화 점화' 오사카 "생애 최고 영광…표현하기 어려운 느낌"
    조회수 99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02:36
    [올림픽] "장례식장 같았다"…해외 팬들 '역대 최악' 개회식 평가
    조회수 1,670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축하' 표현 없는 일왕 개회 선언… 02:36
    [올림픽] '축하' 표현 없는 일왕 개회 선언…"총리관저 낙담"
    조회수 73
    본문 링크 이동
  • [블랙박스] 01:19
    [블랙박스] "괜찮으세요?" 부축했더니…냅다 도망친 불법좌회전 오토바이
    조회수 493
    본문 링크 이동
  • [올림픽] MBC, 개회식 중계방송 거듭 사과… 02:36
    [올림픽] MBC, 개회식 중계방송 거듭 사과…"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
    조회수 123
    본문 링크 이동
  • [영상] 드론쇼에 근육맨까지…초유의 무관중 올림픽 개회식 어땠나 02:36
    [영상] 드론쇼에 근육맨까지…초유의 무관중 올림픽 개회식 어땠나
    조회수 54
    본문 링크 이동
  • 중학생 살인범 자해했다고 유치장서 같이 밤샌 경찰…내부 반발 02:05
    중학생 살인범 자해했다고 유치장서 같이 밤샌 경찰…내부 반발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제주 중학생 살인범들 얼굴·이름 공개되나…신상공개위 열린다 02:05
    제주 중학생 살인범들 얼굴·이름 공개되나…신상공개위 열린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 [자막뉴스] 붕괴된 미국 '대혼란'...가로 막힌 핵심 기지 '풍비박산' 01:40
    [자막뉴스] 붕괴된 미국 '대혼란'...가로 막힌 핵심 기지 '풍비박산'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2 [글로벌D리포트] 7억 명 넘게 굶주리는데…매일 10억 끼 버러진다 01:22
    [글로벌D리포트] 7억 명 넘게 굶주리는데…매일 10억 끼 버러진다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3 [차이나워치] 5개월 만에 또 미국 기업인들 만난 시진핑… 09:23
    [차이나워치] 5개월 만에 또 미국 기업인들 만난 시진핑…"미중, 서로 도와야"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4 지구 시간까지 바꿔버린 온난화...자전 속도 느려졌다 [Y녹취록] 01:14
    지구 시간까지 바꿔버린 온난화...자전 속도 느려졌다 [Y녹취록]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5 중국서 넷플릭스 못 보는데…'시진핑 상처' 헤집은 '삼체' 비판 쇄도 01:45
    중국서 넷플릭스 못 보는데…'시진핑 상처' 헤집은 '삼체' 비판 쇄도
    조회수 5
    본문 링크 이동
  • 6 [취재N팩트] 日 붉은누룩 '홍국' 건강보조제 파문 확산...5명 사망 03:00
    [취재N팩트] 日 붉은누룩 '홍국' 건강보조제 파문 확산...5명 사망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7 '르세라핌 휘날리며'…미 성조기 새겨진 'K팝 아이돌' [소셜픽] 00:52
    '르세라핌 휘날리며'…미 성조기 새겨진 'K팝 아이돌' [소셜픽]
    조회수 12
    본문 링크 이동
  • 8 [자막뉴스] 가장 젊은 억만장자로 주목받다 '몰락'...15조 재산 몰수· 징역 25년 01:53
    [자막뉴스] 가장 젊은 억만장자로 주목받다 '몰락'...15조 재산 몰수· 징역 25년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9 01:26
    "달토양서 새 광물질 발견"...중국 연구진이 전한 소식 [지금이뉴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0 '갈팡질팡' 바이든 행정부…이번엔 '하마스 해체 방안' 논의 02:10
    '갈팡질팡' 바이든 행정부…이번엔 '하마스 해체 방안' 논의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1 미국 볼티모어항 붕괴교량 철거 개시…사고 원인은 오염된 연료? 01:57
    미국 볼티모어항 붕괴교량 철거 개시…사고 원인은 오염된 연료?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2 [영상] 02:13
    [영상] "27분만에 5만대 주문"…샤오미 전기차 '가격 메리트' 먹혔나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13 '가상화폐 왕'의 몰락, 징역 25년 선고...엄친아에서 범죄자로 01:49
    '가상화폐 왕'의 몰락, 징역 25년 선고...엄친아에서 범죄자로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14 아이슬란드 화산 분출...솟구치는 용암과 일렁이는 오로라가 한눈에 00:33
    아이슬란드 화산 분출...솟구치는 용암과 일렁이는 오로라가 한눈에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15 러시아 01:53
    러시아 "우크라 모스크바 테러 연루 증거 확보"…백악관 반박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16 '깡패 국가' 된 러시아…우크라 '답정너 배후'·북한 '감시 해제' 02:08
    '깡패 국가' 된 러시아…우크라 '답정너 배후'·북한 '감시 해제'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17 2개월 된 가자 아기 '미라처럼'… 01:30
    2개월 된 가자 아기 '미라처럼'…"배고파 울 힘도 없다"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18 SNS 소문이 사실로...탈탈 털린 은행 [지금이뉴스] 01:46
    SNS 소문이 사실로...탈탈 털린 은행 [지금이뉴스]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19 외로운 늑대 선동하는 IS...다음 테러 장소로 찍은 곳 [지금이뉴스] 01:24
    외로운 늑대 선동하는 IS...다음 테러 장소로 찍은 곳 [지금이뉴스]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20 '4천만 원대' 샤오미 첫 전기차, 27분 만에...[지금이뉴스] 01:40
    '4천만 원대' 샤오미 첫 전기차, 27분 만에...[지금이뉴스]
    조회수 9
    본문 링크 이동
  • 21 “9000만원대? 아냐~ 반값에 해줄게”...샤오미 전기차 파는 법 01:56
    “9000만원대? 아냐~ 반값에 해줄게”...샤오미 전기차 파는 법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22 샤오미 전기차 5천만 원대‥테슬라에 도전장 01:46
    샤오미 전기차 5천만 원대‥테슬라에 도전장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3 유엔 대북제재 감시 종료‥러시아 '거부권' 02:16
    유엔 대북제재 감시 종료‥러시아 '거부권'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4 [자막뉴스] 러시아 02:20
    [자막뉴스] 러시아 "미국한테 들을 말은 아냐" 발끈...커다란 구멍 뚫린 국제사회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25 미주, 모기떼의 습격…뎅기열 3배 '비상사태' 01:30
    미주, 모기떼의 습격…뎅기열 3배 '비상사태'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26 [영상] 02:10
    [영상] "다리가 무너졌다! 움직여!"…급박했던 붕괴 5분 전 상황 재구성
    조회수 8
    본문 링크 이동
  • 27 [영상] 추락한 '가상화폐 왕'…FTX 창업자, 징역 25년·15조원 몰수 02:08
    [영상] 추락한 '가상화폐 왕'…FTX 창업자, 징역 25년·15조원 몰수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8 몰락한 '가상화폐 왕'...FTX 창업자, 징역 25년·15조 몰수 01:59
    몰락한 '가상화폐 왕'...FTX 창업자, 징역 25년·15조 몰수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9 [영상] 아군이 격추?…러 수호이 전투기 크림반도 앞 흑해 추락 02:08
    [영상] 아군이 격추?…러 수호이 전투기 크림반도 앞 흑해 추락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30 샤오미 02:13
    샤오미 "첫 전기차 SU7 주문 27분만에 5만대 넘어"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맨 위로

공유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