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유도 국가대표 : 머리 민 것에 대해선 후회도 없고, 두상이 예쁘다 하니까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앵커]
모든 걸 쏟아부어 준비해 온 올림픽, 150g 때문에 눈 앞에서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서 25살 유도 선수는 머리까지 밀었습니다. 비록 한 경기로 그녀의 올림픽은 끝나버렸지만, 강유정 선수의 간절한 투혼은 모두의 마음에 남았습니다.
최하은 기자가 도쿄에서 강 선수를 만났습니다.
[기자]
"우리 딸 너무 자랑스럽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경기에 나선 딸, TV로 보던 어머니는 이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뛰고, 땀을 빼고, 마른 침까지 뱉어도, 계체 5분 전까지 150g이 빠지지 않자 강유정은 삭발을 택했습니다.
[강유정/유도 국가대표 : 몸에 있는 것들을 최대한 덜어내자. 남아 있는 건 털밖에 없잖아요.]
원래도 짧았던 머리카락을 문구용 가위로 다 잘라내고서야 밟을 수 있었던 생애 첫 올림픽 무대.
27초 만에 절반을 따냈지만, 누르기를 버티지 못하고 한판을 내주면서 5년을 기다려온 꿈의 무대는 딱 2분 만에 끝났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강유정은 도복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아직 경기가 남은 동료의 훈련을 도우려 한 번 더 힘을 낸 겁니다.
[강유정/유도 국가대표 : 사실 무릎이 좀 아팠어요. 다 같은 대한민국 팀이잖아요. 그래서 서로서로 도와주자는 마음이 컸고…]
사실 강유정은 아홉 달 전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고, 한 달 전까지도 무릎이 혹처럼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이번 올림픽도 주사기로 물을 뺀 뒤에야 뛸 수 있었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먼저 수술대에 올라야 합니다.
[강유정/유도 국가대표 : 가서 일단은 병원을 가야 한다는 게 너무 지금… 아, 휴가를 병원에서 보내야 하나…]
힘겨운 재활을 앞두고 있지만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이대로 주저앉진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강유정/유도 국가대표 : 여기서 끝내기엔 너무 아쉽지 않나, 한 번 더 도전해야겠다. 다시 차근차근 올라가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하은 기자 , 방극철,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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