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에 리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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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백혈병을 이겨내고 다시 물살을 가르는 일본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21)가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자신에게는 운명이었던 것 같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케에는 21일 화상으로 비대면 인터뷰를 하고 "내가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케에는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돼 몸을 추스를 시간을 얻게 된 점을 언급하고는 "1년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올림픽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어쩌면 내게 주어진 사명이고, 나의 올림픽 참가는 필연적이었는지 모른다. 내가 출전하는 단체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케에 리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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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에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메달을 따 여자 선수로는 단일 대회 역대 최다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된 일본 수영의 기대주다.
하지만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아 고통스러운 싸움을 시작했고, 약 10개월의 입원 생활을 거쳐 같은 해 12월에 퇴원했다.
애초 이케에는 도쿄올림픽을 포기하고 2024년 파리올림픽에 도전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본격적인 연습을 재개한 뒤 8월 복귀전을 치르며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도쿄올림픽은 이케에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1년 연기됐다.
결국 투병 후 물로 복귀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이케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물살을 가르게 됐다.
도쿄올림픽 개막 1년 전인 지난해 7월 23일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케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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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에는 도쿄올림픽 개막 1년 전인 지난해 7월 23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등불을 들고나와 "1년 후 오늘 이곳에서 희망의 불꽃이 빛났으면 좋겠다"고 전 세계인에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제 이케에는 '위기 극복의 아이콘'이 됐다.
이케에는 도쿄 대회에서 단체전인 여자 계영 400m와 혼계영 400m 두 종목에만 출전한다. 개막 다음 날인 24일 오후 열릴 여자 계영 400m 예선이 이케에의 이번 대회 첫 경기다.
이케에는 개인종목도 뛸 수 있었지만, 단체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는 "개인종목에 출전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2016년(리우올림픽)에는 개인종목 결승에 오르고 싶다는 약간의 압박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계영만 출전한다.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서 계영만 출전하는 것이 처음이라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케에는 또 "지금의 상태는 상당히 좋은 느낌이다. 완전히 조정 단계에 들어가 있고 시간도 굉장히 안정적이다"라면서 "(경기장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 가서 분위기를 보고 '드디어 시작하는구나'라는 기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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