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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남자 100ｍ에서 우승한 라몬트 마르셀 제이컵스(왼쪽)와 높이뛰기 우승자 잔마르코 탐베리. [신화=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미쳤다'(pazzo), '충격적이다'(sconvolgente) 이탈리아의 라몬트 마르셀 제이컵스(27)가 1일(이하 현지시간) 도쿄올림픽 남자 육상 100ｍ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자 현지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이컵스는 대회 개막전까지만 해도 현지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각 언론이 자체 분석한 메달리스트 전망에서도 그의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이처럼 무명에 가까운 선수가 이탈리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9초80의 기록으로 남자 100ｍ 종목 챔피언이 되는 '동화 같은'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그의 기록은 이탈리아 역대 최고 기록이자 유럽 신기록이기도 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올림픽 영웅 탄생에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흥분과 환희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보도를 쏟아냈다. Tokyo 2020 Olympics: Athletics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제이컵스(왼쪽)와 탐베리. [타스=연합뉴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는 2일 관련 보도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 이탈리아에서 나왔다"라는 문장으로 기사를 시작했다. 라이는 "올림픽 125년 역사상 100ｍ 결승 진출 자체가 처음인데 우승까지 해버렸다"며 "제이컵스는 이탈리아 스포츠 역사의 신화가 됐다"고 전했다. 유력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도 "역사상 한 번도 없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제이컵스가) 세계를 뒤집어놨다. 미친, 그리고 충격적인 일요일이다"라고 썼다. 현지 언론은 특히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가 가려지기 몇 분 전 잔마르코 탐베리가 남자 높이뛰기 종목에서 2.37ｍ의 기록으로 우승했다는 점까지 언급하며 이날을 '슈퍼 골든 선데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제이컵스와 탐베리 우승을 1면에 올린 일간 '코리에레 델레 세라'. [디지털 지면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탈리아 거의 모든 신문은 2일 자 1면에 제이컵스와 탐베리의 사진을 동시에 실었다. 일간 '라 스탐파'는 이탈리아 국기를 들고 환호하는 두 사람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며 '올림포스의 신'(Gli Dei dell'Olimpo)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두 사람이 껴안고 서로를 축하해주는 사진 아래 "우리는 역사다"(La Storia siamo noi)라는 제목을 넣었다. 라이 뉴스는 이탈리아가 불과 11분 사이에 금메달 2개를 따냈다면서 "마법 같은 밤"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매체는 "이탈리아 스포츠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는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국가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 발언도 소개했다. 1면에 제이컵스와 탐베리의 금메달 획득 소식을 전한 일간 '라 레푸블리카'. [디지털 지면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에서 5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윔블던 테니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해 달성한 굵직굵직한 업적들까지 다시 소환되며 이탈리아 스포츠가 '황금기'를 맞았다고 언급한 보도도 눈에 띈다. 주요 인사들의 환영 메시지도 잇따랐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말라고 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탈리아의 명예를 드높인 당신들이 자랑스럽다"고 치하했다. 드라기 총리는 곧이어 제이컵스, 탐베리와도 전화 연결해 역사적인 우승을 축하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유로2020 우승을 견인한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감독도 트위터에서 "당신들은 역사가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따낸 모든 메달은 환상적이다. 가자, 이탈리아"라고 썼다. lu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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