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도 저희 뉴스룸은 좀 다른 모습으로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을 만났습니다. 오늘(21일) 첫 사연은,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위기에 처한 일용직 노동자 이야기입니다.
명절 새벽, 인력시장을 김태형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캄캄한 골목길을 지나 사람들이 어디론가 향합니다.
인력 사무소의 간판에도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새벽 5시, 지하철 남구로역 앞은 인도는 물론 차도까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동 트기 전부터 나온 일용직 노동자들입니다.
긴 추석 명절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오모 씨 : 제가 회사를 다닐 때는 쉬는 날이 좋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일용직을 하다보니 연휴가 길다보니까 힘드네요.]
인력사무소엔 일용직을 찾는 이삼십 대 노동자들이 늘었습니다.
[김원철/인력사무소 대표 : 직장다니는 사람들 있죠.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일이 있나 문의전화가 많이 옵니다.]
사람이 몰리며 방역 단속반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서울시청 관계자 :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 침 뱉는 사람들. 담배 피는 사람들. 지금은 많이 정착이 됐고, 따라주는 편이에요.]
이곳엔 매일 1000여 명이 모이지만 모두가 일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인력사무소가 문을 닫기 시작하는 새벽 6시가 되자 희비가 갈립니다.
[일용직 노동자 : (일 구하셨어요?) 못 구했어요. 일이 없어가지고. 마음이 허탈하죠.]
추석 당일인 오늘도 인력시장은 열렸습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지만 일감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일용직 노동자 : (기분이 어떠세요, 일 구하셨는데) 오늘 같은 날 놀면 좋은데, 사실 기분은 좋죠. 돈을 버는데, 하늘이 도와 줬죠. 일하러 가라…]
거리엔 선택받지 못한 노동자들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더 나을 거라고 말합니다.
[일용직 노동자 : 내년엔 일감이 많이 늘어나고, 그게 우리의 희망이거든. (내년엔 좋아지겠죠?) 좋아지겠죠.]
김태형 기자 , 이완근, 신승규, 구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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