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투자자들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문을 연 금융시장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봤습니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헝다의 부채가 350조 원으로, 핀란드의 GDP보다 많은 수준인 걸 감안하면 당분간 금융시장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투자자들이 헝다 리스크 때문에 가장 불안하게 바라본 건 환율이었습니다.
안전자산인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 때 달러당 1186원대까지 올랐습니다.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이 내년부터 돈을 풀지 않을 거란 소식이 겹치면서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코스피도 하락세로 출발해 오전에 1% 넘게 빠졌습니다.
출렁이던 금융시장은 헝다가 일부 채권의 이자를 제때 갚겠다고 공시하면서 다소 진정됐습니다.
오후 들어 환율은 상승폭이 낮아지고 코스피도 하락폭을 줄인 채 장을 마쳤습니다.
전문가들은 헝다가 파산해도 우리 기업이 직접 입을 피해는 적다고 봅니다.
국내 금융회사나 기업 가운덴 헝다의 채권을 보유한 곳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헝다 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헝다의 총부채는 357조 원이 넘습니다.
핀란드 국내총생산보다 규모가 더 큽니다.
헝다가 파산하면 강소국 하나가 부도나는 셈입니다.
헝다가 발행한 달러 채권은 미국과 스위스, 프랑스 등의 자산운용사들이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들이 헝다에서 생길 수 있는 투자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신흥국에서 돈을 회수하면 우리 증시엔 악재입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미국 증시에 부정적 여파가 있고 또 위안화 가치가 이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요. 원화 가치도 떨어지면서 우리나라 증시에 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헝다가 파산해서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 국내 실물경제도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은 헝다가 단기간에 무너지진 않을 거란 의견이 더 많습니다.
금융시장 불안과 내수 침체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속도조절을 해가며 헝다를 구조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이지은 기자 ,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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