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아파트 복도를 내집 안방처럼…혹시 불이라도 난다면?

2021.10.16 방영 조회수 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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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복도식 아파트 통로 중간에 난데없이 등장한 현관문. 잠금장치, 인터폰까지 버젓이 달려있는데요. 맨 끝 세대가 복도를 막고 중문을 설치한 뒤 자기 집처럼 인테리어 한 것으로 작년 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온 이후 두고두고 회자하고 있습니다. '불법이다', '철거해라' 같은 부정적 반응이 대다수지만, 이 같은 구조변경이 가능한지 묻는 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아무리 내 집 앞이라 해도 공용공간인 복도를 사유화하는 것은 엄연한 위법행위입니다. 공용면적을 용도 외 목적으로 쓰거나 허가 없이 증·개축할 경우 원상 복구 등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에 불응 시 이행강제금은 물론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죠. 자전거, 유모차뿐 아니라 최근엔 다회용 보랭백, 택배 상자 등 갈수록 다양한 물품이 쌓여 발 디딜 틈조차 없는 곳도 눈에 띄는데요. 방화문도 환기, 채광, 택배용 수레 이동 등 이유로 열어두는 일이 다반사죠. 비상계단, 소화전이 없더라도 복도 전체는 화재 등 재난 대피 시설인 만큼 이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되면 3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매겨집니다. 한 소방서 관계자는 "화염과 농연(아주 짙은 연기)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현장에서 방치된 물건이 위험한 상황을 유발하거나 소방대원과 요구조자가 지나갈 공간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서 적치물에 착화돼 대피로가 막히고 소방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져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4일 수십 명 목숨을 앗아간 대만 주상복합건물 화재는 내부 잡동사니 때문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어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죠. 소방 당국에 관련 민원이 종종 들어오지만 일일이 현장을 단속하기 어려운데다가 피난에 방해되는 정도의 기준이 불명확해 과태료가 부과되는 일은 드문데요. 공동주택 복도가 사유지에 해당하고 쌓아둔 물건이 사유재산인 점도 행정조치 등 공권력 행사에 걸림돌로 작용하죠. 이처럼 복도를 안방처럼 여겨도 규제할만한 수단이 마땅치 않아 불편함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계도에도 '나 몰라라' 버티는 가구 때문에 이웃 간 마찰이 불거지기도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입주민끼리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즉, 집합건물 관리규약에 관련 규정을 반영하는 등 주민들 스스로 규칙을 마련하는 방식인데요. 엄정숙 변호사는 "층간소음 관리위원회와 같이 공용공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다루는 자체 기구를 둔다면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보다 무단 적치물 처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단지나 거주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유인책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복도가 창고로 쓰이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이영주 교수는 "호수별로 사용 가능한 면적이 협소하다 보니 복도까지 짐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며 "설계 단계부터 수납공간을 여유 있게 갖추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이소은 인턴기자 김지효 sunny1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2021101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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