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우량기업에 투자했는데‥개미 배신한 대기업

2021.10.17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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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일후 ▶ 햐...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글로벌 대형 투자기관들이 우리나라 증시에 공매도 물량을 저렇게 쏟아내고 있었네요. 넉달간 27조원이요? ◀ 손병산 ▶ 네, 물론 주가 하락이 100% 공매도 때문은 아니겠죠. 금융당국도 공매도는 글로벌 스탠다드다, 공매도 폐지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오히려 빠져나가서 악영향이 크다는 입장이구요.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건 좀 심한 거 아니냐 느낄 만큼 공매도가 늘어난 건 맞거든요. ◀ 김효엽 ▶ 네, 공매도의 부작용과 순기능을 놓고 논란이 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외국인의 공매도 못지 않게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요즘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까닭입니까? ◀ 손병산 ▶ 네, 우량한 대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날벼락 같은 손실을 입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우량 종목의 '기업 분할' 때문입니다. ◀ 리포트 ▶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권에 오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두 회사는 영업비밀과 특허 등을 놓고 2년 넘게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배터리 부문 분사'라는 결정 만큼은 일치했습니다. 방법도 같았습니다. 모두 유망 사업인 배터리 부문을 따로 떼어내 자회사로 만드는 '물적 분할' 방식이었습니다. 시장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배터리 분사가 결정된 날, LG화학 주가는 6.11% 급락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도 배터리 분사가 처음 언급된 날 8.80% 폭락했습니다. 당장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터져나왔습니다. [☎ 김 모 씨/SK이노베이션 투자자] "타이밍도 내년, 내년 이후로 보고 있었지. 갑자기 맞아가지고 저희도. 막상 당하고 나니까 진짜 허무하더라고요. 국내 주식 안 하고 싶어 하는 거죠 이제. 흙수저들이 부동산 하기에는 돈이 없잖아요. 그래도 가끔 미래를 보고 돈을 모으면 그나마 접근이 쉬운 주식을 하는 건데…" 소액주주들이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뭘까? 자회사로 떼어낸 배터리 회사가 따로 주식시장에 상장될 까봐 우려하는 겁니다. 전망 좋은 배터리 회사가 별도로 상장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지금 갖고 있는 모 회사 주식 가치는 예전만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남곤/유안타증권 부장] "같은 투자 포인트를 갖고 두 가지의 종목이 생겨버리는 거잖아요. (자회사 기업 가치의) 한 40% 정도만 모회사의 가치에 반영을 해주고 있는 거 같아요. 60%가 상실이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렇게 물적분할 한 다음에 IPO(증시 상장)를 하게 되면, 일단은 그 60%만큼 날아갈 수 있게 되는 거니까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그만큼 피해가 있다라고 보시는 게 맞겠죠."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우려가 현실이 된 사례입니다. 지난 2019년, 상장사였던 은 한국조선해양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름 바꾼 은 지주사가 됐고, 현대중공업은 물적 분할된 비상장 회사가 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는 명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17일 현대중공업이 증시에 따로 상장됐습니다. 기존 소액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 했습니다. 나는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을 샀는데 그 회사는 지주사가 됐고, 현대중공업은 졸지에 별개의 새로운 상장종목이 돼버렸다는 겁니다. [박 모 씨/한국조선해양 투자자] "새로 생긴 현대중공업에 대한 어떠한 소유권도 안 갖고 있고, 지분도 안 갖고 있고, 나는 그냥 한국조선해양의 주주일 뿐이잖아요. 거기다 또 한국조선해양이라는 회사 자체가 어떤 제조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현대중공업이 상장된 날, 10.97% 수직 낙하했습니다. 지금도 주가는 현대중공업 상장전과 비교해 6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해선 물적 분할이 불가피하다고 말합니다. 또 투자를 적기에 해서 실적이 개선되면, 결국 주주들에게도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거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이 결국은 소위 '오너 일가'로 불리는 대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 아니냐는 비판이 맞섭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를 보면, 정몽준 부자는 현대중공업지주의 대주주입니다. 이 지주사가 한국조선해양의 대주주이고 이 중간지주사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물적 분할을 해 현대중공업이 상장한다 해도 총수일가의 지배구조나 지분에는 별 영향이 없습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어떤 기업이 자금 조달을 하면 새로운 주주들이 들어오는 거니까, 총수들의 지분율이 희석이 될 수 밖에 없어요. 총수들 입장에서는 지분율이 희석되는 걸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그 지분율 희석을 피해서 우회로 자금을 확보하는 일종의 꼼수, 이런 걸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신규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유상증자나 인적분할 등의 대안이 있지만, 이러면 총수지분율은 줄어들어 기피하는 거라는 설명입니다. [박 모 씨/한국조선해양 투자자] "신(新) 현대중공업을 상장한다고 말을 그렇게 하길래 ‘이게 미쳤나?’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 할 거라고 사실 생각을 안 했어요.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 그랬던 건데 아 진짜로 얘네들이 하는 거야" 해외에선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이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미국에서는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소송이 제기될 수 있어 이런 사례가 없습니다. 실제로 구글과 유튜브, 안드로이드 등은 플랫폼과 사업내용이 확연히 다르지만 지주회사인 '알파벳' 하나로만 상장되어 있습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을 분리해 따로 상장한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라는 비판까지 제기됩니다. 금융당국도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용우 국회의원(정무위원회)/지난 6일] "상장 규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못 하게 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되는 게 일단 필요해 보이는데 위원장님께서는 어떻습니까." [고승범 금융위원장 /지난 6일] "실제로 의 소지가 있는지 그리고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사항인지 아니면 또 회사의 주주 관리 노력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저희들이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고 한번 검토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며 '용진이형'으로 통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그러나 정 부회장도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발단은 별도 법인으로 상장되어 있는 '광주신세계' 지분 매각이었습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14일, 광주신세계 주식 83만여 주를 2,285억 원에 신세계에 넘겼습니다. 주가는 때마침 3년여 만에 최고점에 오른 상태였고, 정 부회장은 여기에 2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팔았습니다. 덕분에 정 부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이마트 지분 8.22%에 대한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반면 광주신세계 주가는 정 부회장이 떠난 다음날 14.66% 주저앉았습니다. 일단 투자자들이 심리적 충격을 받았고, 나중에 신세계가 합병에 나설 경우 광주신세계 주가가 낮을 수록 유리하다는 분석도 더해졌습니다. [☎ 김 모 씨/광주신세계 투자자] "신세계면 우리나라의 굴지의 기업이지 않습니까. '주가 빠질지 몰랐다' 그러면 그건 너무 궁색한 변명 아닙니까. 그룹 자체가 ESG, 진정한 ESG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저는 좀 회의감이 많이 들더라고요. 거기에 배신감을 많이 느꼈죠." 소액주주 반발에 광주신세계는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으로 배당을 확대하겠다며 주주친화적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대주주의 주식을 소액주주의 것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하는 본질은 그대로라는 지적입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나머지 주주들은 그럼 뭐가 되냐는 거죠. 그러니까 나머지 주주들은 자기 주식을 처분할 기회도 못 갖고, 그다음에 주가 떨어지잖아요 오히려.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팔고 엑시트를 하고, 그 여파로 나머지 소액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떨어지고. 이런 악순환이, 근데 이런 거는 기존의 저희 재벌에서 굉장히 케이스가 많았거든요." 결국 소액주주도 회사의 주인으로 인정받으려면, IMF 외환위기 당시 폐지된 '의무공개매수제도' 부활이 필수입니다. 의무공개매수란 인수합병이 일어날 때, 소액주주도 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최남곤/유안타증권 부장]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다, 낮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 누군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가, 그게 공정하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손병산 기자(san@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MBC 2021101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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