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지사의 국정감사 주요 발언을 따져보겠습니다. 대장동 사건을 심층 취재하고 있는 정치부의 정해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역시나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왜 빠졌느냐 이 부분이죠.
[기자]
맞습니다. 2015년 5월 사업 설계 당시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삭제된 걸로 전해집니다.
단 7% 지분을 가진 민간사업자들이 4000억 원 넘는 배당금을 받아가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환수 조항이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당시 도시공사에 있었던 일부 실무진들은 이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했지만 유동규 본부장이 묵살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검찰도 이런 과정이 배엠에 해당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의 후배이자 도시공사에서 대장동 사업 계획서를 만든 정민용 변호사에게도 이 부분을 집중 추궁했던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 조항이 삭제되는 과정을 이재명 지사가 알고 있었는지, 보고를 받았는지 혹은 다른 조치를 취하려고 했었는지가 중요하잖아요. 앞서 고승혁 기자의 보도에서도 나왔는데 좀 더 자세히 오늘 공방 내용을 짚어주시죠.
[기자]
해당 의혹은 이 지사의 법적 책임과도 맞물릴 수 있기 때문에 야당이 집중 공격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몰랐다면 무능하고 알았다면 배임이라는 논리로 공격했습니다.
이 후보는 추가이익 조항을 삭제한 게 아니고 추가하고자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이 부분이 중요한데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는 거는 처음 나오는 해명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오늘(18일) 새롭게 나온 해명입니다.
그동안 이 지사 측은 큰 틀의 보고를 받았을 뿐 자세한 세부 사항은 도시공사에서 알아서 진행해 왔다는 취지로 설명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지사가 직접 그런 건의는 있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한 겁니다.
이 지사는 당시 자신의 지시는 성남시의 고정이익 확보였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내용은 지시 위반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또 우선 협상자가 선정된 다음에는 법적으로 이미 승인된 사업의 본질적인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지사가 초과이익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 건의가 있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야당에서는 이 지사가 막대한 민간이익을 방치했다는 공세를 계속 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결정이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는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더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오늘 국정감사 전반을 한번 보면 이재명 지사가 했던 해명 혹은 반박은 그동안 내놨던 주장하고 크게 다른지 그 점을 좀 짚어주시고요. 한 가지, 그러니까 새누리당의 반대로 공영개발을 못 하고 민관합동개발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오늘 되풀이가 됐죠.
[기자]
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든 비유가 있는데 이것은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 도둑들이 마을사람들 살림을 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도둑들이 아예 도둑질을 못 하게 막으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국민의힘이 당시 당론으로…]
[앵커]
여기서 말한 도둑이 누구죠?
[기자]
여기서 말하는 도둑은 민간사업자를 뜻합니다.
그런데 정작 도둑으로 지칭된 민간사업자 남욱 변호사는 저희 취재진에게 어떻게 말을 했냐면 사업 준비 단계부터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일했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이 지사는 일전에 자신이 격퇴한 비리 세력이 몰래 개발사업에 참여했다고 주장했지만 적어도 유 전 본부장은 이 토건 세력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특히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씨와 700억 약정을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고 최근 뇌물과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입니다.
다만 오늘 국감에서 이 지사는 유동규는 측근이 아니다,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되풀이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을 향해서는 배신감을 느꼈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 국정감사를 전반적으로 평가해 보자면 의혹이 좀 해소된 국감이었나요? 아니면 아직 진행형인 국감이었나요?
[기자]
앞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청문회다, 이렇게 벼르고 나왔는데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이 지사는 지사직 사퇴 카드를 물리고 국감장에 나오면서 정면돌파를 선언했습니다.
독한 발언보다는 패널을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대비한 모습입니다.
다만 야당에서는 이 지사 역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여러 의혹을 해명하는 구체적인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정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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