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2021.11.27 방영 조회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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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주택자 중 ‘억대’ 종부세 대상자 속출 ‘집값 안정·부의 재분배’ 순기능 효과 기대돼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세청이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하면서 종부세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올해는 집값 폭등과 세율 인상의 여파로 종부세 부과 인원과 세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런 만큼 부과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은 집 1채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 폭탄’이 터졌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현혹되지 말고 실체를 냉철하게 봐야 합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11월25일 최고위원회의) “민주당은 역대급 종부세 폭탄을 국민들에게 퍼부어놓고 이에 대한 반성은커녕…”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주 논썰에서는 종부세 세금폭탄론의 허실을 짚어보고, 집값 폭등과 코로나 불평등 상황에서 종부세 갖고 있는 의미와 앞으로 발전 방향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올해 종부세가 대폭 늘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주택분 종부세 부과 인원은 94만7천명으로 지난해보다 28만명 늘었고, 세액은 5조7천억원으로 3조9천억원이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로 보면 인원은 42%, 세액은 216%에 이릅니다. 종부세가 3배 증가했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증가분의 대부분은 다주택자와 법인에게 부담이 돌아갔습니다. 보수 언론과 야당이 애써 외면하는 진실입니다. 올해 늘어난 종부세 세액 3조9천억원 중 다주택자와 법인이 3조6천억원을 부담합니다. 이는 증가분의 92%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종부세가 주택 과다 보유와 투기를 억제하려는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므로 이런 결과는 당연한 것입니다. 정책을 설계한 의도대로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수언론 ‘평균의 함정’ 악용해 ‘1인당 602만원’ 부풀리기 그런데 보수 언론은 이를 교묘하게 왜곡합니다. 대표적인 게 1인당 평균 부담액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1인당 602만원이나 부담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세액 5조7천억원을 대상자 94만7천명으로 단순히 나눈 숫자입니다. 이런 수치를 제목에까지 반영했습니다. ‘평균의 함정’을 이용해 어떻게든 부담액이 크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주택자나 법인이 아닌 1세대 1주택자들의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1세대 1주택자는 고지 세액 5조7천억원 중 3.5%인 2천억원을 부담합니다.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 1세대 1주택자 숫자가 13만2천명이므로 1인당 평균 부담액은 152만원이 됩니다. 보수 언론이 강조한 602만원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그런데 152만원이라는 금액도 사실 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 1세대 1주택자 인원 중 73%, 즉 9만5천명은 시가 25억원(공시가격 17억원) 이하입니다. 이들의 평균 세액은 50만원 수준입니다. 1세대 1주택자 중 대부분은 50만원 수준의 종부세를 낸다는 얘기입니다. 2천cc 중형 승용차 1대의 자동차세 정도입니다. 또한 시가 20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에 대한 평균세액은 27만원 수준입니다. 이는 전체 1세대 1주택자의 45%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1세대 1주택자의 부담액이 크지 않게 된 것은 공제 금액 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9억에서 11억(시가 기준 16억원)으로 상향하고, 고령자 공제, 장기보유 공제 등 다양한 보완조처가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다주택자와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액이 어떻게 차이 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에 시가 26억원짜리(공시가격 18억원) 아파트 1채를 23년째 보유하고 있는 68세 ㄱ씨 경우입니다. ㄱ씨는 65세 이상 고령자이고 주택 1채를 15년 이상 보유했으므로, 1세대 1주택자에 적용되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고령자에 대한 종부세 세액공제율은 60세 이상은 20%, 65세 이상은 30%, 70세 이상은 40%입니다. 세액공제는 산정된 세금에서 그만큼 깎아주는 것으로 상당한 혜택입니다. 보유 기간별로는 5년 이상 보유자에게 20%, 10년 이상은 40%, 15년 이상은 50%를 공제해줍니다. 두 공제를 합쳐 1세대 1주택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공제 한도는 종전 70%에서 올해 80%로 상향됐습니다. 이에 따라 ㄱ씨가 내야 하는 종부세는 지난해 89만원에서 올해 70만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에 부동산 규제 지역에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종부세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납니다. 서울에 시가 12억원(공시가격 8억원)짜리 아파트와 시가 13억원(공시가격 9억원)짜리 아파트를 1채씩 보유한 2주택자 ㄴ씨의 경우입니다. 최근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12억원을 돌파한 점을 감안하면 ㄴ씨는 평균 수준 아파트를 2채 보유한 셈입니다. ㄴ씨가 내야 하는 종부세는 지난해 487만원에서 올해 1626만원으로, 1년 전의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정부가 다주택자들을 타깃으로 종부세를 개편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하려는 겁니다. “부유세가 보통세로 변했다” 주장도 사실 아냐 보수 언론이 상황을 호도하는 또 다른 사례는 종부세 충격이 서울서 전국으로 확산됐고, 종부세가 ‘부유세’에서 ‘보통세’로 변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종부세 대상자 중 서울 이외 지역 거주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맞습니다. 대상자 94만7천명 중 서울 이외 지역 거주자는 46만6천명으로 49%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41%에서 8%포인트 늘었습니다. 종부세 세액 중 서울 이외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35%에서 올해 51%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보수 언론이 빠뜨리는 게 있습니다. 지난해 집값은 서울보다 오히려 경기도와 부산, 세종 등 지방이 더 많이 올랐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서울 외 지역에도 고가 아파트가 많아졌다는 얘기입니다. 또 하나는 종부세는 납세자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부과됩니다. 부산에 사는 사람이 서울에 있는 고가주택을 매입해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됐다면, 서울이 아니라 부산지역 종부세로 집계가 됩니다. 지방에 살면서 서울 아파트를 산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이 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올해 종부세 부담이 다주택자에게 대부분 돌아가고, 보통의 시민들이 내는 ‘보통세’가 아니라 ‘부유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것입니다. 종부세는 기득권층의 공격을 받으면서 지난 17년간 부침을 겪었습니다. 참여정부 때인 2005년 1월 종합부동산세법 제정으로 탄생했습니다. 부동산가격 안정과 조세부담 형평성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법률 제정 이후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 청구가 제기됐으나 합헌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만, 2006년 ‘8·31 대책’을 통해 정부가 추진했던 세대별 합산 과세는 위헌 판정이 나 인별 과세로 전환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과세 대상을 줄이고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금은 깎아주려는 기조가 뚜렷했습니다. 1세대 1주택의 경우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가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그 결과 2009년도 주택분 종부세(개인) 결정세액은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도 1조2043억원에서 1493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집값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강화되고 과표 현실화가 추진되는 등 임기응변식으로 과세 강화가 이뤄졌습니다. 2019년부터 과세표준을 정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0%에서 매년 5%포인트씩 올렸으며, 2020년(7·10대책)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를 단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행 종부세가 논란의 여지를 갖고 있지만 보유세로서의 순기능을 발전시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저는 종부세의 순기능을 크게 부의 재분배와 집값 안정 두가지로 봅니다. 피케티 “부동산 포함 모든 자산에 누진 과세해야” 첫째, 부의 재분배 기능입니다. 우리나라는 가뜩이나 소득 불평등과 부의 불평등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주요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불평등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아시다시피 집값이 폭등해 부의 격차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이를 공식통계로 확인하려면 1~2년을 기다려야 합니다만, 굳이 통계로 확인하지 않더라고 여러분들이 체감하실 겁니다. 누군가는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횡재를 하고, 누군가는 집을 가지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벼락거지’가 됐습니다. 같은 직장에 다니거나 해서 거의 비슷한 생활수준에 있었던 사람들도 단지 요지에 집을 가졌느냐 여부에 따라 자산이 천양지차로 벌어졌습니다. 불로소득이 사람들을 갈라놓는 이런 상황에서는 한 사회가 공동체로서 제대로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땀흘려 일하려는 동기는 줄어들고, 너도나도 불로소득을 얻기 위해 부동산 투기에 나설 것입니다. 이를 풀 수 있는 유력한 해법이 종부세와 같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인 토마 피케티는 부의 불평등 심화를 거론하면서 자산을 많이 가진 이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해법 중 하나로 자산에 대한 세금 부과를 제안합니다. 구체적으로 자본 합산액에 대한 종합과세와 자산가치에 따른 누진세율을 방안으로 제시합니다. 종부세는 부동산 자산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피케티가 제안하는 그런 종류의 세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종부세는 집값 안정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세제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바꾸는 효과를 냅니다. 주택 보유세 세율이 아주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을 경우엔 집을 2채 이상 가진 사람은 1채를 매도를 할 유인이 생깁니다. 우리나라 종부세는 도입할 때부터 이런 부동산가격 안정 효과를 노린 측면이 강합니다. 문제는 종부세 부담보다 집값 상승에 따른 이득이 워낙 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종부세 몇백만원 내는 거 무서워 집을 매물로 내놓은 유인이 별로 생기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집 부자들은 종부세가 대폭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종부세를 개편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8년 7월 개편방안의 뚜껑을 열어보니 별게 아니었습니다. 호들갑을 떨었지만, 기존 종부세 납세자 중 일부에 대해서만 세 부담이 소폭 늘어날 뿐이었습니다. 세제 개편에 따른 주택분 세수 증가는 15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는 부동산 시장, 특히 고가 주택 소유에 대해 정부가 아주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정부가 집값 잡기보다 경기 부양을 더 신경 쓰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18년 집값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이런 종부세 찔끔 인상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계속 치솟자 2020년 7월 정부는 극약처방을 내렸습니다. 3주택 이상자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에게는 종부세율을 최고 6%까지 올렸습니다. 이렇게 개편된 종부세가 올해 납부분부터 적용됩니다. 이런 세율은 정말 엄청난 부자 아니고서는 계속해서 감당하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정부가 종부세 개편을 처음부터 제대로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다주택자 종부세율 6% ‘극약처방’…‘억대’ 종부세도 속출 종부세에 대해 보수 언론과 야당이 세금폭탄론을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과대포장된 주장이라고 봅니다. 종부세가 무섭다 무섭다 했지만 그동안은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올해부터는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울 서초구와 마포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곳에 아파트 2채를 가지면 정말로 ‘억’ 소리가 날 정도로 보유세가 많아집니다. 보유세는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한 금액을 말합니다.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시가 35억짜리 아파트 1채를 5년째 보유하고 있는 60세 ㄷ씨의 경우입니다. 종부세 부담액은 지난해 약 510만원에서 올해 약 580만원으로 증가합니다. 재산세는 720만원에서 78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두개를 합한 보유세 전체로 보면 약 1200만원대에서 1300만원대로 증가합니다. 그런데 ㄷ씨가 서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시가 20억짜리 아파트 1채를 더 가지고 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집니다. 종부세는 지난해 3380만원에서 올해 8830만원으로 약 5400만원이 증가합니다. 재산세까지 합한 보유세 부담은 4400만원에서 올해 약 1억원으로 증가합니다. 서울에 똘똘한 아파트 2채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한해 보유세를 1억원씩 내는 시대가 열리는 겁니다. 앞으로 종부세는 집값이 더 오르지 않더라도 계속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70%대인 공시가격을 매년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재산세까지 합해 1억이 넘는 보유세를 계속해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이미 자녀에게 증여를 했습니다. 또 일부는 전월세 세입자에게 부담 전가를 시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계가 있습니다. 전월세 가격 전가는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월할 수 있으나,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면 전가는 쉽지 않을 겁니다. 정부가 전월세 가격 안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집값이 최근 안정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불평등은 더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종부세와 같은 보유세를 강화해야 합니다. 조세저항 극복 관건…서민 주거복지에 세수 활용 필요 관건은 조세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입니다. 세상에 세금 내기 좋아할 사람 별로 없습니다. 세금은 아무리 합리적으로 부과한다고 해도 부담이 늘어난 사람들의 불만과 저항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조세 저항을 줄이는 하나의 방법은 세금을 공공복리를 위해 잘 쓰는 것입니다. 충분한 설득 과정이 필요합니다. 종부세는 현행 지방교부세법상 전액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도입 당시 지방세인 재산세의 일부를 가져온 것이어서 이렇게 설계됐습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워낙 커서 지방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도 명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세율 인상에 따라 종부세 세수 증가 폭이 매우 큰 만큼 세금의 사용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세수 증가분 일부는 무주택 청년층 등 주거 취약계층에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집값 폭등의 수혜 계층이 피해 계층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되므로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종부세 납세자들도 자신들이 낸 세금이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 쓰인다면 생각을 좀 달리하게 되지 않을까요?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2019년 12월16일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전액 부동산교부세로 지방에 배분되는 종부세의 세수 증가분을 서민 주거 복지 재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시행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 부총리의 발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됐습니다. 박현 논설위원 : 서민주거복지 재원으로 종부세를 쓰는 방안은 어떻게 됐는지? 기획재정부 관계자 “그때 그런 걸 한번 추진을 할려고 시도는 했었답니다. 지자체에서 반발이 많았구요. 왜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을 다른 용도로 특정하냐. 지자체들은 지자체 재원 나누는 것에 되게 첨예하거든요. 굉장히 좀 어렵습니다.” 박현 논설위원 : 지방 입장에서는 종부세액이 3조9천억원이나 증가한 것은 거의 횡재인데… 기획재정부 관계자 : (웃음) 당시 행정안전부 등의 반발로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시일이 촉박해 올해분 종부세에 적용하기 어렵다면 내년부터라도 이런 방향으로 개선을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이는 서민 주거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종부세에 대한 조세 저항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이재명 “국토세 신설” vs 윤석열 “종부세 전면 재검토” 이번 대선에서도 종부세는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현행 ‘재산세+종부세’ 체계를 ‘재산세+국토보유세’로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환수한다는 측면에서 문제의식은 좋다고 봅니다. 다만 이렇게 거둬들인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는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세금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전국민에게 주는 기본소득으로 쓸 것인지, 아니면 서민 주거 개선에 쓸 것인지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반면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사실상 ‘종부세 폐지’를 내세웠습니다. 윤 후보는 내년 이맘때쯤엔 종부세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종부세 세율을 대폭 낮추는 등의 방안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윤 후보의 제안은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푸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역주행 공약’이라고 봅니다. 이런 공약은 자칫 다주택자들을 또다시 버티기에 들어가도록 유인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윤 후보가 당선돼 종부세를 다시 개편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논썰] ‘억’ 소리 나는 종부세, 고양이가 호랑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종부세와 관련한 좀더 전향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기획·출연 박현 논설위원 hyun21@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PD 도움 채반석 기자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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