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파가 몰리는 여행지 대신, 한적한 곳에서 캠핑이나 이른바 '차박'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큼은 꼭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날이 추워서 난방기구를 쓰게 되는데 텐트 안에선 특히 위험합니다. 실험해봤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숯을 피운 화로를 텐트 안에 넣습니다.
문을 닫은 지 15초 만에 경보기가 울립니다.
두통을 일으키는 수준인 300ppm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생긴 겁니다.
3분이 지나자 3000ppm을 훌쩍 넘깁니다.
잠든 상태에선 30분 만에 숨질 수 있는 수치입니다.
일산화탄소는 냄새와 색깔이 없어서 알아채기가 어렵고 적은 양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어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립니다.
이번엔 시동을 켜지 않아도 되는 무시동히터를 작동시켜봤습니다.
일산화탄소를 조금씩 내뿜더니 10분이 흐르자 산소농도가 안전 한계인 18% 밑으로 떨어집니다.
[서용수/부경대 공동실험실습관 책임연구원 : 결국은 저산소로 인해서 뇌마비나 근육마비, 이런 것들을 일으켜서…]
현장에선 안타까운 인명 사고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경남 합천에선 60대 부부가 난방용 LP가스를 켜 둔 채 잠이 들었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지난 5월 강원 횡성에선 텐트 안에 숯을 피운 화로를 넣어놓고 잠든 일가족 세 명이 숨졌습니다.
일주일 전 충남 당진에선 텐트 안에서 60대 부부와 반려견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이렇게 최근 5년 동안 일산화탄소 중독으로만 전국에서 26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습니다.
[이재혁/부산소방재난본부 방호조사과 조정관 : 자주 환기를 시키더라도 중독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밀폐된 장소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겨울철 텐트 안이 추울 땐 침낭이나 핫팩을 이용하고 난방기구를 사용해야 한다면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준비해야 사고를 피할 수 있습니다.
(화면제공 : 부산소방재난본부)
(영상디자인 : 유정배)
구석찬 기자 , 조선옥, 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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