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에선 해마다 이맘때, 눈과 얼음을 주제로 여러 겨울 축제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코로나19 때문에 다 취소됐습니다.
혹시나 기대하면서 준비했던 주민들을 조승현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꽁꽁 언 하천이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두 달 동안 인공 눈을 뿌려 만든 축제장입니다.
투명한 얼음 벽돌로 이글루를 세웠습니다.
눈을 깎아 집을 짓고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길이 100m 눈썰매장도 들어섰습니다.
다음 달 4일 개막을 앞두고 축제 준비가 95%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돌연 취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지만, 오미크론 확산에 정부 권고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최지환/대관령눈꽃축제 총감독 : 다음 주에 개막을 앞두고 있던 게 결승점을 앞두고 갑자기 앞에서 넘어진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어서…]
남은 축제 준비는 마치기로 했지만, 관광객은 받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수억 원의 비용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생업도 미루고 축제 준비에 뛰어든 주민들은 허탈한 심정입니다.
[이기영/지역 주민 : 스키장은 잘 돌아가고 있는데 왜 조그마한 지역 축제는 안 된다고 하는지 여기에 대해서 저희가 의문을 품는다…]
지난해 축제도 열지 못했던 터라 실망감은 더 커졌습니다.
[어상우/지역 상인 : 조금이나마 희망을 하고 있었는데 희망을 저버리게 돼서 마음이 아픕니다, 상인으로서.]
화천산천어축제와 인제빙어축제 등 강원도 겨울축제는 올해 단 하나도 열리지 못합니다.
지자체가 대안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강원 모 지자체 관계자 : 어떻게 대안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고…]
화천군의 경우, 산천어축제 취소로 애물단지가 된 산천어 90톤을 가공해서 팔기로 했습니다.
해외 수출길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에 지역 경제도 얼어붙고 있습니다.
조승현 기자 , 김재식,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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