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폭락세를 보인 국제유가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9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코로나19 우려에 유가 폭락 '악재'까지 겹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커진 것이다. 미 언론들은 '더블 펀치'(double punch)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주가 급락으로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악의 낙폭으로 또 다른 '블랙먼데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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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전쟁 속 가격 폭락…"유가, 경제적 건강 가늠자"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더 키운 것은 국제유가 폭락이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이날 한때 30%대의 폭락을 보였다. 낙폭이 다소 줄었지만 4월 인도분 WTI는 24.6%의 급락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5월물 브렌트유도 26%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악의 낙폭이다.
적절한 수준의 국제유가는 경제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지만, 지금처럼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가격 인하 조치가 러시아와의 '가격전쟁' 조짐으로 해석되면서 불안을 증폭시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아버스넛 래덤(Arbuthnot Latham)'의 최고투자책임자 그레고리 퍼돈은 국제유가는 미 국채 수익률과 함께 경제적 건강과 신뢰를 가늠하는 주요 '바로미터(지표)'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이나 수요 어느 측면에 의해서든 국제유가가 폭락하면 세계는 암흑(darker place)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늘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폭락의 파장을 우려하는 배경에는 국제유가 폭락 시 가뜩이나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원유 등 에너지기업의 위험이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