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 참가자가 몰던 버스에 치여서 경찰관 네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당시 버스를 몰았던 운전기사가 42년 만에 유족들을 만나서 사과했습니다.
유족들은 용서와 화해의 뜻을 밝히면서, 숨진 경찰관들의 명예 회복을 호소했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배 모 씨 / 5.18 시민군 버스기사]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원영 / 순직 경찰관 유족]
"많이 힘들었지만, 아마 선생님도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42년 만의 사과에 유가족은 용서로 답했습니다.
한동안 끌어안은 채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1980년 5월 20일, 시민군들을 버스에 태우고 전남도청에 진입하다 경찰관 네 명을 치어 숨지게 했던 배 모 씨가 경찰들의 묘비를 찾아왔습니다.
[배 모 씨 / 5.18 시민군 버스기사]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고이 잠드소서 모든 걸 다 잊고‥"
배 씨는 고개를 숙인 채 눈을 들지 못했고,
[배 모 씨 / 5.18 시민군 버스기사]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그냥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유가족은 슬픔 속에서도 손을 잡아줬습니다.
[박덕님 / 순직 경찰관 유족]
"선생님이야말로 그렇게 하고 싶어서 했겠어요. 다 알고 있죠. 상황 때문에‥"
배 씨는 당시 재판에서 "최루가스가 버스 안에 들어와 눈을 뜰 수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살인 혐의로 사형이 확정됐던 배 씨는 5.18에 대한 재평가 과정에서 감형과 특별사면을 통해 석방됐고, 재심을 거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사형을 선고했던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 2017년 국회에서 배 씨를 만나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배 모 씨 / 5.18 시민군 버스기사 [2017년 6월, 국회]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예."
사고 당시 경찰관들은 무장을 하지 않았지만, 줄곧 5.18 진압군으로 오해를 받아와 유족들의 한도 깊어졌습니다.
[박덕님 / 순직 경찰관 유족]
"사람을 다 죽였다고만 하니… 세상을 잘못 만나서 그랬겠지 하고 죽은 듯이 이러고 산 것이 42년을 살았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고통받아온 신군부 국가폭력의 피해자들.
42년이 지나서야 손을 맞잡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영상편집 : 오유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장영근 영상편집 : 오유림
윤수한 기자(belifact@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