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부모 찬스' 의사들‥'암행어사' 몇 명으로 잡힐까?

2022.05.22 방영 조회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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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유정 ▶ 이렇게 형사 처벌 혹은 징계를 받거나 입학이 취소된 비리들, 그나마도 손에 꼽을 정돕니다. '부모 찬스' 등으로 좁은 입시 관문을 쉽게 빠져 나온 의사들은, 대부분 아무 탈 없이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전원 입시나 의대 편입이 의료계 금수저들의 신분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랩니다. 문제가 터져도 그 때 뿐, 왜 이런 비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경기도 한 대학의 생명과학부에 다니던 A씨. 지난 2013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전공과 별 상관 없는 '치아 임플란트' 관련 논문이었습니다. 다른 공저자는 모두 치대 교수들. 공교롭게도 그의 아버지 역시 서울대 치과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논문 책임 저자는 아버지의 학교 동기, 제1저자는 아버지 제자였습니다. [이만기/유웨이 입시연구소장] "입시에 반영이 되면 그 당시에 논문을 많이 썼어요. 아버지 논문에 이름을 넣기도 하고, 아버지거에 못 넣으면 아는 사람한테 부탁을 넣기도 하고, 유행처럼 번졌던 일입니다. 아버지나 엄마가 그런계통에 종사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거죠" 논문의 덕을 봤는지는 알 수 없지만, A씨는 2016년 서울대 치전원에 합격했습니다. 교수 아들의 입학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학교도 술렁였습니다.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 정말 손을 봐야 하는데" "설치(서울대 치대) 나왔는데 유난히 여기에 교수 자녀 설치(서울대 치대) 출신 치과의사 자녀들이 많다. 스펙이 되는 애들이면 말을 안 하겠다만..." A씨는 물론, 교수인 아버지에게도 일주일간 이메일과 통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연락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진료실로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A씨 아버지/서울대 치과전문대학원 교수] ("00 교수님 맞으시죠? 메일이랑 전화 드렸었는데요 설명을 조금 해주시면") "검찰에서 다 무혐의로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논문을 썼던 의사들도 있습니다. 지난 2007년 고등학생이던 김 모 군, 2년간 논문 3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울대 의대 교수인 아버지의 논문에 공동 저자로 올라간 겁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에 들어가서는 1학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특허도 등록했습니다. '자기장을 이용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 출원은 부자가 공동 명의인데, 발명자는 아들로 적혀 있습니다. 김 군은 학부 졸업 뒤, 연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습니다. [김 00 교수 연구실] (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입장을 좀 들어보려고요") "교수님께서 그런거 관련해서는 홍보팀 통해서 연락주시길 바라신다고.." ("연구실에는 계신건가요? 그건 홍보실을 통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제가 일을 맡은 지 얼마 안 돼서..." '스펙 관리'는 이렇게 고등학생부터 시작되는 게 대세입니다. 한 연구자가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쓴 해외 논문 558건을 분석했더니, 980명이 확인됐습니다. 이 학생들의 70%는 논문이 딱 한 편, 상당수가 입시용으로 추정됩니다. [강태영/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해외 눈문 분석)]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70%는 논문을 한번 밖에 안 쓴다. 대입 입시에도 겸사겸사 활용하려고 하는 것들이겠죠. 고등학생들이 심심해서 하지는 않을테니까요." 논문들의 주제는 90%가 이공계 분야, 대부분 의대를 겨냥했다는 분석입니다. [강태영/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해외 눈문 분석)]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든가 외국어 고등학교, 특히 외국어 고등학교는 이과반이 운영 거의 안 된 지가 되게 오래됐죠. 근데 왜 그런 논문 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나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왜 그렇게 의학 논문이 많냐...되게 좀 의아한 거죠.“ [이만기/유웨이 입시연구소장] "일반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에서 화공생명, 생명과학, 동물생명 또는 바이오 이런 쪽이 성적이 높았거든요. 그 이유는 이제 의전원 들어가기 위한 코스인 것이죠." 의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불공정을 성토하는 글이 넘쳐납니다. '어떤 교수 아들이 지방대에서 의대에 편입했다'거나, '내 자식이 시험보러 가면 시험관이 다 내 선후배고 동기'라는 비아냥부터 '불법만 아닐뿐, 공정은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글들도 있습니다. [이현/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 "목걸이를 걸고 들어갔어요, 누군지 알아요. ("우리 딸이 목걸이 이걸 차고 들어갈거야 (이렇게 말할 수 있으니까)) "또 어느 고등학교 누구래 이름 딱 보는 순간 얘가 누구인지 알아 이렇게 되는 순간 목걸이가 평가 대상이 돼 버리고 어느 학교 누군지가 평가 대상이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한국에서 벌어지는 거예요." 의과대학이나 의전원에는 이른바 '금수저' 학생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서준석/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 "정말 생뚱맞게 그런 학생들이 있죠. 뭔가 어떻게 들어왔을까? 뭐 대단한 논문이 있나? 이제 처음에는 잘 모르고, 친해지면 한번씩 물어보는 거죠. 술자리에서 어떻게 들어왔냐 그럼 이제 뭐 논문을 썼다...그러다가 보면 부모님이 뭐 서울대 의대 출신의 의사..." 최근 5년간 국공립 의대 10곳만 조사했는데도, 학사편입생 중 부모가 같은 의대 교수인 경우가 8건이었습니다. 이 중 2건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과 딸입니다. 이들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원장과 부원장 시절 편입학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의대내에서 왕족을 뜻하는 '로열'로 불립니다. [의전원 3학년생] "부모가 해당 학교, 자기가 다니는 학교 교수인 경우에 학생을 로열이라고 부르죠. 한 두 명씩은 꼭 있죠. 친구네 학교를 봐도 어느 학교든지 한두명씩 꼭 있는, 부모님이 의사인 경우도 태반이었고 부모가 의사인 경우도 한 3~40%는 그랬던것 같고" 이들이 모두 부모 덕을 봤다고 단정하긴 어려지만, 불투명한 입시 제도 탓에 공정성 논란은 끊이지 않습니다. [신현영/국회의원, 전직 의사] "국립의대뿐만 아니라 사립대가 더 심하다..저희는 의료계의 자녀들이 의대에 들어온다고 그거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문제가 있는 사례들을 발굴애서 좀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특히 편입에는 정량 아닌 정성검사들이 있고 특히나 면접이나 주관적인 검사들이 상당히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의전원의 경우, 생물과 화학 등 필기시험을 보긴 하지만, 주관적 평가로 이뤄지는 자기 소개서와 추천서, 면접 점수가 많게는 40%까지 반영됩니다. [이현/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 "객관적으로 딱 측정할 수 없는 그런 역량들이 있다는 거고 주관성이 반영돼서 평가될 수밖에 없다라는 거죠. 문제는 평가의 내용이 무엇인지 , 평가의 항목은 뭔지 항목별로 점수를 주는 기준이 뭔지 이게 일단 투명해야 돼요.“ 지난 2015년 의전원 제도가 없어지면서 만들어진 학사 편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준석/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 "면접이라는 게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작용할 거라는 건 그걸 직접 관장하는 교수님들밖에 모르시겠죠. 이게 투명하게 공개가 되지도 않고" 이 때문에 2016년 교육부는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실명 등을 넣어선 안 되고, 친인척이 시험에 응시한 교직원은 사전 신고를 하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강제성이 없다는 겁니다. [이형기/서울대 의대 교수(KBS 최강시사/20220422)] "지금도 입시철이 되면 저희 대학본부에서도 교수 또 교직원의 자녀나 친지가 지원하는 경우를 모두 조사해서 이해충돌을 회피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자발적인 보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의문시 되죠." 그러다보니 비리가 발각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박은선/변호사] "그냥 그 학교 교수님이 뭐 식당에서 만나서 아니면 뭐 따로 술자리를 마련해서 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교수한테 영향을 준다면 그거는 못 잡아내는 거죠. 부정에 연루된 사람들이 그걸 뭐 스스로 발설할 리 없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입시 비리 근절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경선후보 (2021.10.21 기자회견)] "대학의 입시비리 암행어사제와 비리 확인 시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을 통해 입시의 공정성을 확실하게 담보하겠습니다." 당장 교육부에 내년 상반기쯤 입시비리조사팀이 꾸려집니다. 비리가 한 번만 적발돼도 해당 학교의 입학 정원을 줄이는 방안까지 추진됩니다. 하지만 의구심은 여전합니다. 입시비리팀에 배정된 이른바 '암행어사' 인력은 6명. 전국 381개 대학과 2천375개 고등학교를 이들이 전부 들여다봐야 하는 겁니다. [신현영/국회의원,전직 의사]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수 있는 국회나 여러 가지 그런 행정부의 권한이 있어야 될 것 같고 사립대도 포함해서 말인 거죠. 심사하는 의대 교수들이나 참여하는 제도 설계를 하는 의사들도 이거는 이렇게 법이 돼 있기 때문에 '이거 잘못하다가 우리 면허 날아가요.' '이거 교수 박탈돼요' 이 정도까지 가야지 조금 더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뿌리 내린 '금수저'들의 특혜성 입시 비리. 이제는 감시의 권한을 정부 바깥으로도 확대하고, 처벌의 실효성 역시 크게 높여야 할 땝니다. 서유정 기자(teenie0922@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MBC 2022052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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