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50여년 전 북한으로 납치됐다 풀려난 70대 '납북어부'가 거듭된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반공 사범이란 낙인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까지 5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조수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올해 72살 남정길 씨가 지팡이를 짚고 피고인석으로 걸어갑니다.
남씨는 지난 1968년 열여덟살 나이에 배를 타고 조기잡이에 나섰다 북한에 끌려갔습니다.
5개월 만에 귀환한 남씨는 경찰의 모진 고문 끝에 '간첩'이 됐습니다.
[남정길/납북어부 간첩조작 피해자(지난 2020년)]
"힘든 세월은 말할 수가 없어요."
국가는 남 씨가 일흔살 노인이 된 재작년에야 첫번째 재심을 통해 간첩죄를 무죄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남씨가 돌아온 뒤 북한 정권을 찬양·고무했다는 죄목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다시 시작된 두번째 재심에서도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정성민/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부장판사]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봄이 타당합니다. 무죄를 선고합니다."
[남정길/납북어부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정말 창피해서 사람들도 못 만났어요. 50년 동안 한 맺힌 것이 싹 풀린 것 같아요."
다만, 남 씨처럼 반공사범으로 내몰린 다른 어부들의 피해 회복까진 갈 길이 멉니다.
남정길 씨는 앞으로 검찰의 항소 여부를 지켜본 뒤 국가를 상대로 한 피해 배상소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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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영 기자(sycho@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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