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수식과 그래프가 쉼 없이 펼쳐지고…
질문과 웃음도 끊이지 않습니다.
행복지수가 높기로 유명한 나라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고등학교의 수업 시간입니다.
2016년부터 이곳 덴마크에서 영어로 수학을 가르쳐온 박지윤 씨, 수업을 마친 뒤에도 학생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꼼꼼히 답해줍니다.
"(기댓값을 계산하려면) 합을 사용해야 해. 45 곱하기 616 나누기…"
[피터 / 교감 :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게 교사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이죠. 학생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기대치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박지윤 선생님은 그걸 잘하죠.]
[비르기드 / 교장 : 덴마크 교사가 되려면 과목의 석사 학위와 1년간의 교생실습이 필요한데 박지윤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말 잘 가르쳐요.]
박지윤 씨는 이처럼 학생들에게도, 동료 교사들에게도 인정받는 선생님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한국과는 다른 덴마크의 교육 문화 때문인데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어려운 문제를, 한 개라도 더 풀어 높은 점수를 받는 것보다
하나를 풀더라도 답이 나오는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박지윤 씨가 이런 덴마크 문화에 적응하긴 쉽지 않았습니다.
[박지윤 / 교사 : 첫해에 불평을 엄청나게 들었어요. 우선은 제가 한국에서 선생님 경험이 없고 덴마크에서도 선생님 경험이 없다 보니까 첫해에 너무 어렵게 가르친 거예요.]
문화 차이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에서는 교재가 정해져 있지 않고 교사의 재량에 맡기다 보니,
학생들은 무거운 교과서 대신 학교에서 빌려주는 컴퓨터로 수업에 참여합니다.
박지윤 씨가 수업용 자료를 직접 만들게 된 이유입니다.
[박지윤 / 교사 : 책이 있긴 하지만, 학생들이 읽기 어려운 것 같은 건 내 방식대로 설명해서 넣어놓고.]
'지스 노트(Ji's note)'라는 이름이 붙은, 박지윤 씨만의 수업 자료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자세히 풀어썼고, 연습문제를 세 가지 난이도로 나눴는데요.
학생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의 문제를 골라 풀 수 있게 한 거죠.
[소피 / 학생 : 박지윤 선생님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고, 곧 학기가 끝나는데 앞으로 그리울 거예요. (한국어로) 박지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한국과 다른 문화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든든한 덴마크인 남편입니다.
[박지윤 / 교사 : 문화 차이 이런 게 있어서 남편한테 많이 물어봐요. 이거는 어떻게 해야 될까. 이런 상황인데 이거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래서 남편이 많이 지도를 해줬어요, 지금도 해주고 있어요, 사실은. 사실 지금도 가끔 어떤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아요.]
[크리스찬 / 남편 : 굉장히 창의적이기도 해요. 새로운 방법도 많이 시도하는데, 학교에서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유튜브를 활용하기도 해요.]
남편을 따라 2011년 덴마크로 이주한 지윤 씨.
수학이 좋아 수학 교사가 되기 위해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오가며 석사 학위를 땄다는데요.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해, 학생들이 수학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입니다.
[박지윤 / 교사 : 저는 모든 학생이 수학을 못하더라도, 수학 시간에서만큼은 즐겁게 수학을 할 수 있는 그런 반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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