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파출소에 화살 총을 쏘고 달아난 20대 남성이 12시간 만에 붙잡혔습니다. 은행을 털려고 파출소에서 예행 연습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주변에는 경찰이 7명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범인을 쫓지 않았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복면을 쓴 20대 남성이 종이 상자를 감싸 안고 걸어갑니다.
잠시 뒤 파출소 문틈으로 뭔가를 쏘더니 달아납니다.
남성이 쏜 건 공기 압력으로 발사되는 화살 총입니다.
화살은 파출소 안 방역용 가림막에 박혔습니다.
이 남성은 22살 한모 씨.
한씨는 파출소에 화살을 쏜 뒤 50여 미터 떨어진 이곳 공중전화 박스에서 짐을 챙겨 유유히 달아났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달 30일 새벽 2시쯤입니다.
당시 파출소에는 1층에 5명, 2층에 경찰 2명이 근무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황급히 몸을 피했을 뿐 아무도 쫓아 나가지 못했습니다.
20분 가까이 파출소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파출소 안에서 경찰서로 상황 전파만 했습니다.
[파출소 관계자 : 총소리로 이렇게 직원들이 판단을 해가지고 현장에서 바로 추적하지 못한 부분은 저희가 잘못입니다.]
이후 출동한 형사들이 추적에 나서 12시간 만에 한씨를 파출소에서 5km 떨어진 집에서 긴급 체포했습니다.
달아나는 동안 옷을 세 번이나 갈아입고 여장도 했습니다.
한씨는 지난 2월 해외 사이트를 통해 화살 총을 산 뒤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범죄 예행 연습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전남 여수경찰서 관계자 :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은행 강도를 할란다. 일반 사람을 상대로 연습할 수는 없으니까 파출소에서 연습을 한 것이다, 이렇게 진술을 해요.]
시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근 주민 : 해서는 안 될 것을 했잖아요. 경찰 신뢰도가 너무 떨어졌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경찰은 현장 대응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당시 순찰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화면제공 : 여수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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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명 기자 , 장정원,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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