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썰]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2022.08.13 방영 조회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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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갈등, 국지전에서 전면전 초입 단계 미국 보조금 받으면 중국에 첨단라인 신·증설 제한 한·일·대만까지 끌어들인 ‘칩4’로 ‘오국지’ 확대 미국, 대중국 견제·반도체 산업 부활 두가지 속내 일본·대만은 칩4에 긍정적, 중국은 강력 반발 한국, 단기적 기회이나 중장기적 경쟁력 약화 우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장장 5시간 동안이나 ‘비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을 벌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외교사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었습니다. 사드를 비롯해 양국이 사사건건 의견을 달리한 가운데 주요 이슈 중 하나가 ‘칩4’로 상징되는 반도체 문제였습니다. 반도체는 이제 미국과 중국 경제 싸움에서 ‘절대반지’가 된 듯 합니다. 냉전 때 강대국들간에 벌어졌던 핵실험이나 정밀유도 미사일 개발 경쟁을 연상케 할 정도입니다. 반도체를 장악한 나라가 앞으로 경제·기술패권과 군사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미중의 압박 강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논썰>에서는 미-중 반도체 전쟁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포문을 연 미-중 반도체 전쟁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확전 양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가 국지전이었다면 이제는 전면전의 초입에 들어선 형국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상하원을 통과한 반도체지원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제조장비 금지품목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적 지위에 있는 한국·대만·일본 등 동북아 3개국에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이른바 ‘칩4’를 제안한 상태입니다. 이제 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 강도도 점차 거세질 조짐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칩4 참여에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한국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미 반도체지원법, 대중국 ‘당근’과 ‘채찍’ 먼저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짓는 기업에 총 527억달러(우리 돈 69조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명분은 미국 반도체 산업 재건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입니다. 앞으로 5년간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막대한 보조금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단서 조항이 있습니다.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10년간 중국에 반도체 시설의 신·증설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당근과 채찍이 모두 담겨있는 겁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제한 기준까지 명시돼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에 대해서는 28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시설이 해당됩니다. 우리나라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미국 상무장관이 국방장관 등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28나노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적혀있지 않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입니다. 28나노라는 이 투자 제한 기준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알려면 반도체 공정을 조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에서 말하는 나노미터는 반도체 안에서 전기 신호들이 지나다니는 길, 즉 전기회로의 선폭을 말합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회로가 가늘다는 뜻입니다. 공정을 이렇게 미세화하면 할수록 고성능 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세계 1, 2위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만드는 제품이 5나노입니다. 최근 삼성이 최초로 3나노 제품 발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반도체가 쓰이는 제품을 기준으로 보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삼성이나 애플의 최고급 스마트폰이나 고성능 컴퓨터에 5나노 또는 7나노급 칩이 들어갑니다. 14나노는 보통의 휴대전화, 노트북, 자율차용 칩에 쓰입니다. 28나노는 상당히 구세대 제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텔이나 마이크론 같은 미국 업체들은 물론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 그리고 TSMC가 현재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상 미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 첨단 라인의 신·증설은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8월3일 YTN ‘뉴잇저’) “이번 법안의 내용에 뭐가 있냐 하면 이번 보조금을 받은 회사들 같은 경우 28나노 이하의 공장에 대해서는 지금 유지하는 것 말고 앞으로 해외에 공장을 더 지을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어요. 그런데 국가는 얘기 안 했지만 그 공장 증설이 안 된다는 곳이 바로 중국이겠죠. 그래서 중국 시장에서 나오라는 얘기랑 똑같은 겁니다.” 반도체 제조장비의 중국 반입 금지 조치는 이보다 더 엄격합니다. 미국은 최근 14나노 이하 칩을 만들 수 있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의 중국 반입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는 10나노 이하 장비를 금지했는데 금지 목록이 더 확대된 것입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30일 ‘미국이 조용히 반도체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이 지금까지는 중국 SMIC에 10나노 이하 제조장비의 수출을 금지했는데 이제는 14나노 이하로 확대했으며, 수출제한 기업에는 TSMC 등 중국 내 다른 기업들도 포함될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미국 상무부가 미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들에 이런 요구를 했으며, 장비 회사들은 이 요구에 따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인 램리서치 최고경영자 팀 아처(Tim Archer)가 애널리스트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고 합니다. 사실 미국 의회 일각에서는 이전부터 미국 반도체 장비 회사들의 대중국 수출 제한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아왔는데, 이제는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8일 바이든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는 상당히 과격한 발언을 해 주목을 끈 바 있습니다. 저는 이 발언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 나온 것이긴 했지만 미국의 반도체 수출제한 강화와도 무관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14나노급 칩 제조장비의 반입 금지 조처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첨단제품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칩4, 미국의 두가지 속내 미국이 동북아 3국에 제안한 칩4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수 있는 사안입니다. 칩4는 원천기술력과 설계·장비에 강점을 가진 미국이 메모리 제조기술의 강자 한국, 파운드리(위탁생산) 강자 대만, 그리고 소재·장비의 강자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내건 명분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 안정이지만 속내는 다른 데 있습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크게 두가지로 봅니다. 첫째는 대중국 견제입니다. 칩4 네나라가 힘을 합해 중국에 강도높은 수출제한을 한다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고사 직전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네나라가 세계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분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70~90%에 해당하는, 거의 절대적인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각 나라의 이해관계가 제각기 다른데다 중국의 반발도 클 것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1에 달하는데, 반도체 수출의 60%는 중국으로 향합니다. 대중국 수출판로가 막힌다면 우리나라는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또한 반도체 수출의 최대시장이 중국입니다. 게다가 애플 같은 대표적인 IT 기업의 중국 생산 비중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전면적인 수출제한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상황을 봐야겠지만, 몇년전 첨단 반도체 칩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을 궤멸시킨 사례에서 보듯이 전면적인 수출제한, 즉 디커플링보다는 중국의 첨단 제조역량을 약화시키는 부분적인 디커플링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 재건입니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일으킨 종주국입니다.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도 반도체 기업들이 처음 일으킨 곳입니다. 실리콘밸리라는 이름도 반도체의 재료인 실리콘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랬던 미국이 1980년대 중반 일본에 반도체 최강국의 지위를 위협받게 됩니다. 미국은 1985년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에서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은 이듬해인 1986년 일본과 제1차 미-일 반도체협정을 맺어 일본의 손을 비틉니다. 일본 반도체 시장 20%를 미국 기업들에 보장하고, 일본 반도체회사들의 덤핑 수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은 1990년대 중반 일본으로부터 1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다만,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일본의 자리를 한국이 꿰찼습니다. 일본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는 사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파고들었고, 대만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미국은 지금도 설계와 장비 부문에선 최강자이지만 메모리와 파운드리라는 제조 역량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미국이 반도체지원법을 만든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이 잃어버린 반도체 제조 역량을 미국 내에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저는 대중국 견제도 중요하지만 미국 내 반도체 산업 부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목적이라고 봅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칩4라는 방식이 아주 교묘합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와 반도체지원법은 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칩4는 국가간의 협의체입니다. 국가간 협약을 맺어놓으면 외국 기업이라도 옭아매기가 더 쉽습니다. 만약에 칩4가 협약 형태로라도 정부간에 맺어지게 된다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꼼짝없이 여기에 따라야 합니다. 칩4 방식은 1980년대 미-일 반도체협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일본 정부는 당시 미국과 양자간 협정을 맺었는데 1990년대 중반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됩니다. 약 10년간 미국에 발목이 잡힌 사이 일본 반도체 회사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반도체는 기술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고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산업이어서 한국과 대만 기업을 다시 따라잡기가 어려워졌습니다. 1990년대 초반 일본 반도체 회사들은 전세계 반도체 매출액 상위 10위권에서 6개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단 한곳에 불과합니다. 우리 정부가 칩4에 신중해야 할 이유입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가지 요구’ 안하무인 중국, 칩4 강경대응? 일본과 대만은 칩4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걸 통해 얻을 게 많다고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본은 약화된 반도체 산업을 다시 일으킬 기회로 보는 것 같습니다. 대만은 중국의 공격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 미국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대만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 확대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데, 미·일과의 협력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일본이 TSMC의 연구개발 센터를 유치한데 이어 제조 공장까지 유치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칩4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아보입니다. 지난 9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박진 외교장관은 칩4 예비회의 참여 사실을 통보하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이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중국이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칩4 논의 과정에서 중국 배제 기조가 뚜렷해지면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한중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이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가지 요구사항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외부 영향 배제, 중대 관심사 배려, 공급망 안정 수호, 내정 불간섭, 다자주의 다섯가지입니다. 세번째인 공급망 안정 수호 관련 항목은 ‘마땅히 개방과 협력을 견지해 공급망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라는 내용인데, 칩4에 참여하지 말거나 참여하더라도 중국 배제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중국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매우 부적절한 행태입니다. 오는 8월24일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 날이지만 국제질서의 격변 속에 한중관계는 그 어느때보다 위태로워 보입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출근길 문답에서 칩4 참여 여부와 관련해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지금 정부 각 부처가 그 문제는 철저하게 우리 국익의 관점에서 세심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저희들이 관련 부처하고 잘 살피고 논의해서 우리 국익을 잘 지켜내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요.” 그러나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현 정부가 보여온 정책 혼선, 그리고 미국 편향적인 대외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이 문제도 안심할 수는 없어보입니다. 산업계에서도 불안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방미 중에 칩4가 부담되는 측면이 있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약간 조심스럽기는 한 얘기”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하는 게 아니라 정부나 다른 곳에서도 이 문제들을 잘 다루리라고 생각한다. 거기서도 같이 논의돼서 저희한테 가장 유리한 쪽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기업 차원의 한계를 토로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중국내 첨단라인 증설·대중국 수출판로 보장받아야 많은 이들이 칩4 참여 문제가 제2의 사드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6~17년 벌어졌던 사드 사태 때와 다른 점은 우리가 반도체에서는 미·중도 무시하지 못할 레버리지(지렛대)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기술 협력을 요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절대반지’ 반도체 미-중 전쟁, ‘윤석열 칩4’ 아찔한 줄타기. 한겨레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 (5월20일, 삼성전자 평택공장) Because these little chips, only a few nanometers thick, are the key to propelling us into the next era of humanity’s technological development: artificial intelligence, quantum technologies, 5G, and so very much more — things we haven’t even thought of at this point. This plant also reflects the close bonds in innovation between our countries. Much of the technology and machinery that is used to make these chips was designed and produced in the United States. And by uniting our skills and our technological know-how, it allows the production of chips that are critical to both our countries and are essential — essential — sectors of our global economy. “이 반도체들은 몇나노미터 사이즈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류의 기술적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 되고 있습니다. 에이아이, 양자기술, 5G 등 다양한 기술 발전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는 양국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혁신을 더욱더 추동해야 할 것입니다. 반도체 기술 중 상당부분은 미국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양국의 역량과 기술적 노하우를 통합함으로써 양국에 결정적인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할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있는 기업의 공장까지 방문해 이런 요청을 하는 것은 제가 지금껏 보지 못한 장면입니다. 중국도 최근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주문하는 듯한 기류가 읽힙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9일 사설을 통해 “한국이 부득이 미국이 짠 소그룹(칩4)에 합류해야 한다면 한국이 균형을 잡고 시정하는 역할을 하기를 국제사회는 기대한다”며 “이는 한국의 독특한 가치를 체현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썼습니다. 칩4 참여는 고도의 외교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지금처럼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려면 미·중 두나라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설계와 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면 반도체 생산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런 만큼 미국의 참여 요청을 거부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입니다. 한-중 관계의 파국도 우리가 감내하기 어렵습니다. 칩4에 참여하되 , 미국이 중국을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최대한 막는 게 최선일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등 적극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중국내 생산설비의 증설과 대중국 수출판로를 확실히 보장받아야 할 것입니다. 핵심적인 국가 이익이나 주권이 걸린 문제에서는 강대국과의 외교에서도 우리의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적극 설득해야 합니다. 칩4 참여는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잠재적 경쟁자 중국을 따돌리는 기회인 측면도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의존도 자체를 줄인다는 점에서 위협 요인이기도 합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을 고사시키려는 미국의 일련의 움직임은 사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규모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이 위축되면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내 한국의 반도체 생산시설도 후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 반도체 산업 판도를 뒤흔드는 거대한 기획을 하고 있는 만큼 칩4 참여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주는 충격을 면밀히 따져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기획·출연 박현 논설위원 hyun21@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도움 채반석 기자 ▶▶기자들이 직접 보내는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동물 사랑? 애니멀피플을 빼놓곤 말할 수 없죠▶▶주말에도 당신과 함께, 한겨레 S-레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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