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뗀 새끼가 무려 110㎏, 남극 물범의 모유가 특별한 이유

2022.08.16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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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출산 때 25㎏, 지방 함량 60% 고영양 모유 7주 수유 모유에는 육상 포유류 100배 철분 포함, ‘몸속 스쿠버 탱크’ 구실 어미는 철분 주고 잠수능력 감소…기후변화로 남극 환경 바뀌면 ‘위험’ 포유류 가운데 가장 남극에 가까운 바다에 사는 웨들해물범 새끼. 가장 빨리 체중이 늘어나는 동물의 하나이기도 하다. 사무엘 블랭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얼음에 덮인 남극해에서 사는 웨들해물범은 육상 포유류 가운데 새끼가 가장 빨리 자라는 편이다. 태어날 때 이미 25㎏이나 되지만 열흘쯤 지나면 체중은 곱절로 는다. 그 비결은 지방 함량이 60%에 이르는 영양가 풍부한 모유에 숨겨져 있다(사람 모유의 지방 함량은 4.5%). 그러나 단지 지방뿐 아니라 남극 물범의 모유에는 새끼의 잠수능력을 높이는 철분 함량도 사람이라면 위험할 수준으로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셸 셰로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박사 등은 남극해에서 번식 중인 웨들해물범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어미 물범은 자신의 잠수능력과 먹이 사냥 능력이 현저하게 줄어들 정도로 수유 기간 새끼에게 다량의 철분을 넘겨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웨들해물범은 보통 먹이 사냥 때 20분 동안 수심 600m까지 잠수하고 최장 기록은 96분에 이르는 뛰어난 잠수능력을 보유한다. 이런 잠수가 가능한 건 혈액에 산소를 간직할 헤모글로빈 농도가 사람의 1.6배에 이르고 혈액과 근육에 고농도의 철분 함유 단백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웨들해물범은 해마다 8월 말부터 11월 초에 걸쳐 얼음구멍에서 가까운 얼음 위나 육지에서 출산한다. 수컷보다 큰 암컷 물범은 체중이 600㎏에 이르는데 새끼를 낳은 뒤 약 1달 동안 먹이를 거의 먹지 않고 육아에 전념한다. 태어날 때 이미 25∼30㎏에 이르는 새끼는 영양분이 풍부한 모유를 먹으며 빠른 속도로 체중을 불려 나가 젖을 떼는 7주 뒤에는 100∼110㎏에 이른다. 연구자들은 수유 과정에 물범은 단지 영양분뿐 아니라 잠수능력까지 전달하는 사실을 밝혔다. 웨들해물범 어미와 새끼. 어미는 생존에 꼭 필요한 잠수능력까지 모유를 통해 전달한다. 미셸 셰로, 우즈홀 해양연구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 저자인 셰로 박사는 “철분은 산소를 운반하는 ‘몸속의 스쿠버 탱크’ 구실을 해 장시간 잠수를 가능케 한다”며 “암컷 물범이 수유 과정에서 이런 잠수능력까지 새끼에게 전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고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어미는 자신의 간에 저장한 철분을 혈액을 거쳐 모유로 옮기는데 그 양은 매일 0.3∼0.6g에 이른다고 논문은 밝혔다. 셰로 박사는 “철분 전달량은 육상 포유류에 견주면 엄청나게 많은 양”이라며 “사람이라면 철분 독성 한계의 8∼15배 분량”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새끼 물범은 육상 포유류보다 100배 철분 함량이 높은 모유를 마시게 된다. 물범 어미는 새끼가 하루라도 빨리 잠수할 수 있도록 주저하는 새끼를 숨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그러나 물범 어미는 새끼에게 철분을 대량으로 전달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연구자들은 새끼에게 수유한 직후의 어미가 잠수 시간이 연중 가장 짧았다고 밝혔다. 새끼를 기르느라 축난 몸을 회복하려면 먹이 사냥을 늘려야 하는데 줄어든 잠수능력이 이를 가로막는 셈이다. 연구자들은 “잠수능력 감소는 출산 후 체중 회복과 지방 축적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며 “그러나 웨들해물범에서 그런 장애는 남극해가 고도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완화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남극해에서 웨들해물범을 연구하는 연구자들. 우즈홀 해양연구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제니퍼 번스 미국 텍사스공대 교수는 “어미의 잠수능력이 줄어들어도 바다의 생산성이 높다면 전처럼 깊이 잠수하지 않아도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다. 갓 젖을 뗀 새끼에게도 이것은 마찬가지”라며 “그렇지만 젖떼기와 바다 생산성이 높아지는 시기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물범은 먹이를 잘 사냥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기후변화로 젖떼기와 바다 생산성 상승의 타이밍이 정확히 맞지 않게 된다면 이 종은 위험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셰로 박사는 “환경이 바뀌어 물범이 철분 함량이 떨어지는 물고기를 사냥할 수밖에 없다면 긴 잠수를 위해 몸에 철분을 축적하는 것도 새끼에게 철분을 공급하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용 논문: Nature Communications, DOI: 10.1038/s41467-022-31863-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기자들이 직접 보내는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동물 사랑? 애니멀피플을 빼놓곤 말할 수 없죠▶▶주말에도 당신과 함께, 한겨레 S-레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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