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레바논의 한 은행에 총을 들고 난입해 돈을 챙겨 달아난 강도가 영웅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14일(현지시간)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블롬은행 지점에 권총을 든 여성이 들어섰습니다.
이 여성은 총을 꺼내 들고 "병원에서 죽어가는 언니의 계좌에서 돈을 찾으러 왔다"고 소리치며 한화 약 1천 80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인출해 은행을 빠져나갔습니다.
이 여성은 해당 은행의 고객인 살리 하피즈로, 은행 당국의 출금 제한 조치로 계좌에 예치된 예금을 찾지 못하자 강도 행세를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족이 맡긴 2만 달러를 달라고 애원했다. 언니가 암에 걸려 병원에서 죽어가기 때문에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이 은행에 들어갈 때 가져간 권총은 조카의 장난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된 레바논의 경제난으로 은행들은 '뱅크런'(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을 우려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을 막기 위해 대부분 고객의 예금 인출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최근 레바논에선 하피즈처럼 은행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자신의 예금 인출을 요구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격한 예금 인출로 주목을 받은 하피즈는 SNS에서 영웅으로 부상하며 시민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전했습니다.
<제작 : 진혜숙·변혜정>
<영상 : 로이터·@marco_bdl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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