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강연장에 동그랗게 모여 앉았습니다.
'국내외 시장의 직업과 전공'을 주제로 경험담을 가감 없이 나누는 자리입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칠세라 경청하는 청중들.
강단에 선 이들은 아르헨티나 한인 2세대인 변겨레, 변얼, 변결 삼 형제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서 조금 다르게 키우셨습니다. 부모님은 휴가 때 저희에게 세 가지 미션을 주셨는데요. 첫 번째 하루에 5달러 미만 쓰기, 두 번째 혼자 여행하기, 마지막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 가기."
아르헨티나 한인 사회에서도 이민 2세들의 본보기가 된다는 형제들!
그래선지 한인 청소년과 학부모 등 150여 명의 높은 관심이 이어집니다.
[박영희 / 학부모 : 우리 아이들이 우리가 동양인이다, 한국 사람이다,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제한하고 차별을 받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데, 오늘 얘기했던 삼 형제처럼 내 모든 걸, 나한테 제약이 있다는 걸 털어낼 수 있다면 분명히 (다른 한인) 청소년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선주 / 학부모 :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세 형제가 자랑스럽고 또 젊은 청년들한테 큰 롤 모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986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온 변 씨 형제의 부모님은 가난 속에서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래서 세 형제의 이름도 겨레, 얼, 결로 지었는데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주로 현지 음식을 먹고 라틴 문화권에서 자랐지만, 이런 부모님을 따라 형제들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은 적은 없었습니다.
맏이인 겨레 씨는 아르헨티나 연방정부의 문화부 차관보를 역임했고 둘째 얼 씨는 현재 교수로 활동하는 등 형제는 현지 주류 사회에 자리를 잡은 인재로 자라났습니다.
[박한준 / 재아 상인연합회 회장 : (형제들이) 현지 사회에 잘 적응하셔서 크게 어느 정도 성공하셨고, 저희의 멘토링을 할 수 있는 그런 위치까지 오르셨기에// (한인) 청년들에게 어떤 멘토링이 될 수 있고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사례로 인하여서 저희가 초대하게 됐습니다.]
막내 변결 씨는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첫 한인입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대통령실 디지털 홍보팀에서 근무한 뒤 지금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정부에서 대외 디지털 홍보팀 수석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정치인이 되는 게 가능한지조차 가늠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인 2세의 대다수는 의류업계에서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았고, 정치 분야에서 일하는 한인은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앞서 문화부 차관보로서 아르헨티나 행정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맏형, 겨레 씨의 존재는 큰 힘이 됐습니다.
[변 결 / 수석 비서관 : 그냥 열심히 일하다 보니 그쪽에서 많이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꿈은 그런 희망도 없었는데 조금씩 일을 하니까 점점 그렇게 되어 버렸어요. 사실 우리 형도 같은 일을 했었으니까 형이 참 존경스럽고 그런 면에서는 많이 배웠어요.]
아르헨티나의 한인 사회는 경제적으로 탄탄하게 자리 잡았지만, 정치적으로는 아직도 힘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한인 정치인 숫자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정치 분야에서 한국계의 활약이 없다는 점이 변결 씨에겐 오히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카밀라 페랄타 라모스 / 동료 : (변결은) 늘 도전하고 성장하려 하고 인간적으로 감탄하게 하는 부분은 주변인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각자에게 권한이 있다고 믿으며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줍니다.]
아르헨티나의 한인 정치인으로 발을 내디딘 변결 씨는 아직 20대.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변 결/ 수석 비서관 : 10년 후에 제가 뭘 할지 잘 모르겠지만 정치와 나라일 같은 걸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생기고 어렸을 때부터 그게 저의 꿈이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미래에 다른 한국 어린이들이 아르헨티나 정치 일을 하면 너무 좋겠죠. 그래야 계속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게 저의 계획인 거 같아요.]
주로 의류업계에서 일해 온 아르헨티나의 한인 동포들은 점점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가고 있는데요.
변결 씨는 차세대 한인들이 정치 분야로도 시야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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