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태협은 경기도와 쌍방울의 대북사업 통로로 지목됩니다. 아태협 회장은 남북교류행사에 쓸 북한 그림을 대거 들여오면서도 정산서엔 내역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아태협 회장은 북한 그림 일부를 밀반입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쌍방울이나 자신의 돈이 들어간 사실은 부인했습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허름한 건물.
건물 앞으로 차량 두 대가 들어옵니다.
승용차에서 내리는 남성, 아태평화교류협회 안 모 회장입니다.
잠시 후 나타난 건 경찰.
수상한 그림들이 있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겁니다.
경찰이 차량 트렁크를 확인해보니 돌돌 말린 그림들이 보관돼 있습니다.
안 회장은 처음에는 북한 그림 밀반입 사실을 부인하더니,
[안모 씨/아태협 회장 : 저는 불법으로 그림을 밀반입한 적이 없습니다.]
결국 밀반입 사실을 인정합니다.
[안모 씨/아태협 회장 : (신고되지 않은 그림 맞네요?) 그렇죠. 내가 이걸 또 신고하면 관세(당국)이 뭐라 할 거 아닙니까.]
북측 인사로부터 그림을 받은 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안모 씨/아태협 회장 : (그림을) 보냈습니다, 조선족 애들이. 제가 살 돈도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안 회장이 중국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 그림을 건네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안 회장 측은 지난주 JTBC 뉴스룸이 북한 그림 밀반입 의혹을 보도한 직후에도 그림들을 옮긴 정황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경기도와 함께 주최한 남북행사에 쌍방울이 후원하게 된 배경에도 입을 열었습니다.
[안모 씨/아태협 회장 : 고민고민하다가 김성태 회장을 한번 찾아갔어요. '2억 정도 있으면 될 것 같다' 설명드렸지. 김성태 회장하고는 (안 지) 20년 다 되어갑니다. 저하고 호형호제하고…]
하지만 쌍방울로부터 후원받은 돈은 행사에 모두 썼고, 북한 그림을 들여오거나, 각종 대북 사업엔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안모 씨/아태협 회장 : 저는 오래전부터 신용불량해서 빚도 많고. 그 사기전과 있죠. 돈이 없으니까 어렵게 살아왔어요.]
안 회장은 지난 2019년 북한 광물사업을 추진했던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에 사내이사로 영입된 바 있습니다.
[안모 씨/아태협 회장 : 이유는 전혀 없고 (쌍방울 방모 대표가) '좋은 일 하시는데 쌍방울 이사로 들어오시죠'…]
특급호텔에서 연 출판기념회에 김성태 전 회장을 초청하는 등 남다른 인연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JTBC 취재 이후, 안 회장은 북한 그림 밀반입 사실을 관세청 등에 알렸고, 관계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VJ : 장지훈)
김지성 기자 ,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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