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어라고 하면 흑산도 홍어를 떠올리기 쉬운데 요즘에는 좀 더 북쪽인 전북 군산에서 더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여러 과일 주산지도 계속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지요.
기후변화의 한 단면을 진송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전북 군산항.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새벽, 어선 한 척이 들어옵니다.
어선에서 항구 위판장으로 옮겨지는 상자들에는 홍어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날 새벽 경매에서는 450 상자 분량의 홍어, 약 1천400마리가 4천300만 원에 팔렸습니다.
[유상규/전북 군산수협 해망동 위판장장 : 홍어가 이제 많이 늘고 있습니다, 위판량이. 두세 배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바다) 기온이 많이 상승해서 그런 영향도 있겠죠.]
군산항의 홍어 위판량은 지난 2017년에는 4t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천417t으로 폭증했습니다.
지난해 전국 홍어 위판량의 45%입니다.
냉수어종인 홍어의 분포지는 북서태평양 연안.
최근 몇 년 새 이 일대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한반도 내 주산지도 북상하는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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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려 있습니다.
[이성남/바나나 농장주 : (방문객들이) 동남아 온 것 같다고 그러죠.]
2년째 바나나를 시설 재배하고 있는 이 농장은 경기도 시흥에 있습니다.
[이성남/경기도 시흥 바나나 농장주 : 크게 보면 이제 시설이 아주 현대화됐다. 또 한 가지는 이제 그 기후가 많이 올라갔다. 뭐 그런 측면에서 여기에서 이게 바나나가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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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대 과일 주산지도 북상하고 있습니다.
[문경환/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 사과 같은 경우 이제 굉장히 온대성 과수 작물이라고 하거든요. 이전에는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품질 좋은 사과가 많이 나왔었는데 최근에는 충청북도나 강원도 지역에서도 품질 좋은 사과가 많이 나오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고.]
농촌진흥청은 지난 4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과일 지도'를 공개했는데, 2050년에는 강원 산간 지역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고, 2070년에는 국산 사과가 거의 사라질 수도 있다고 예측됐습니다.
[박정재/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 기상이변이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지구 온난화에서 파생된 그런 재난인데, 이런 것들 외에도 우리가 생태계를 계속 유심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진송민 기자(mikegog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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