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여러 청탁을 받고 돈도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죠. 그런데 박 씨가 이 전 부총장 구속 전에 만났습니다. 청탁이 뜻대로 안 되자 준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자리였는데요. 당시 두 사람의 대화가 다 녹음됐고 저희 탐사팀이 해당 녹음파일을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 씨가 언급했다는 유력 정치인들 이름과,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오승렬 PD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월 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10억여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전 부총장이 구속되기 3개월 전인 지난 6월 초 서울 종로의 한 사무실.
이 전 부총장과 박모씨, 그리고 이들 지인 3명이 함께 만났습니다.
당시 박씨는 이 전 부총장이 빌려간 돈을 갚지 않는다며 경찰에 고소한 상태였습니다.
[박모 씨/사업가 : 전화를 차단을 해가지고 제가 참 얼굴 존안 뵙는 게 아주 힘들어서 있잖아요.]
[이정근/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 저는 그래도 그렇게 막 고리대금업자한테 막 저를 넘기고…]
박 씨는 금품을 건넨 과정과 액수까지 언급합니다.
[박모 씨/사업가 : 그래, 정치인이니까 당연하겠지. 정말 순수하게 돈을 줬어요, 보자… 스타트가 5000부터예요. 이제 (계좌로) 부친 것만 따지면 거의 7억 조금 넘어요. 부친 것만.]
이 전 부총장이 청탁을 들어주겠다며 친분을 내세웠던 정치인 이름을 줄줄이 언급합니다.
[박모 씨/사업가 : 청와대 비서관 몇 명 있지, 노영민 실장 나오지, OOO 나오지. 더불어 아주… 속된 말로 잘못하면 쑥대밭 정도로 이름들 나오니까…]
박씨는 이 전 부총장과 나눈 통화와 문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며 언론에 알려지면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박모 씨/사업가 : 4박 5일을 아마 문자 들어온 걸 다 캡처했어요. 기자들이 냄새 맡으면 그때는 엠바고(보도 제한) 터트려 버리면 그동안에 우리가 게이트가 왜… 전부 엠바고(보도 제한) 걸었다가 나중에 터트려버리는 거예요.]
자신이 준 돈을 돌려주면 개인 간의 거래로 주장할 수 있다고도 강조합니다.
[박모 씨/사업가 : 사인 간의 거래라고 나는 늘상 지금 주장을 했으니 그걸 만들어놔야 돼요. 자, 소낙비니까 돈을 일단 갚아라. 그 이자는 내가 내마…]
이 전 부총장은 돈을 돌려주겠다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우려합니다.
[이정근/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 나는 옛날처럼 그렇게 그냥 좋은 관계로 가고 싶어요.]
하지만 모임 직후, 검찰의 강제 수사가 시작됐고 이 전 부총장은 구속기소 됐습니다.
박 씨 측은 녹취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억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J : 장지훈·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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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렬 기자 ,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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