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미국 연준이 조금 전 지난밤 사이에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결정을 해서 발표를 했네요. 0.25%포인트 인상, 지난해보다 좀 많이 줄어든 것 같기는 해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미국의 금리는 전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의 돈의 흐름과 금리 수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렇게 새로 발표될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시장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중앙은행과 시장과의 눈치싸움은 여전히 치열해서 마음을 다 놓을 수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우리와 달리 일정 구간이 있습니다. 이번 발표로 0.25%포인트씩 올라서 하단은 4.5%, 상단은 4.75%가 됐습니다.
지난 2007년 이후로 15년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높은 금리고요.
한국은행이 지난달 13일에 우리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려놨는데, 이렇게 해서 또 우리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1.25%포인트 차로 다시 벌어졌습니다.
그래도 미국이 엄청난 속도로 금리를 올려댔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오르는 속도가 많이 조절됐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속도로 돌아왔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후로 한꺼번에 0.75%포인트씩 이른바 거인의 보폭으로 연달아 4번 기준금리를 올린 뒤에 12월부터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흔히 생각하는 한 계단, 0.25%포인트만 올렸습니다.
<앵커>
그래서인가요, 조금 전에 뉴욕증시가 마감이 됐는데 대체로 많이 올랐네요?
<기자>
네, 특히 S&P500과 나스닥은 그렇게 작지 않은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오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예상했던 대로였고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얼마나 겁을 강하게 줄까 하는 것이었는데요, 연준의 성명과 금리 발표 이후의 기자회견 내용이 다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은 것입니다.
오히려 '생각했던 것만큼 말을 강하게 하지 않네'라는 기대마저도 좀 더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좀 완화되는 모습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언급하면서 "아직 물가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수는 없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다음 달에 새 예측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연말에 연준은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0.5%포인트 정도까지는 더 올려서 5.25% 정도까지는 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지난 연말 이후로 시장에 팽배해진 분위기, 그러니까 앞으로 금리가 5%대 초반 정도까지 좀 더 오르기는 하겠지만 이 인상의 사이클이 길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고, 어쩌면 올해 안에 인하가 시작된다 이런 기대에 좀 더 힘이 실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소비자물가도 인건비도 오르는 속도가 확실히 느려지기는 했거든요.
연준이 신중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당분간이다'라는 정도로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요. 항상 제롬 파월 의장 보면 겁을 많이 줬었는데 오늘은 좀 부드러워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 (아직 주고는 있지만요.) 아직까지 물론 겁은 주고 있습니다. 아마 미국 금리 오른 것이 우리 금리에도 영향을 분명히 주잖아요. 우리 금리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 같습니까?
<기자>
네. 이게 중요한 것이죠. 일단 오늘 아까 말씀드린 대로 미국과 우리의 기준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기는 했습니다.
보통은 우리 금리가 미국보다 더 높아야 우리로서는 안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태를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돼 있다고 표현합니다.
이 상태에서 미국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만 더 올려도 지금까지 이렇게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돼 본 사상 최대 폭인 1.5%포인트까지 벌어집니다.
23년 전인 2000년 이후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경제적으로 23년 전보다 훨씬 더 큰 나라고요.
미국과 역전된 금리가 앞으로 너무 크게 벌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우리도 올해 걱정되는 침체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물가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초점을 맞춰서 대응하면 좋을지 우리 내부 걱정만 좀 더 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들이 지난달에 금리를 올리면서 나눴던 의견들이 그제 공개됐습니다.
그때 이미 "그만 올리자, 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될 수도 있다"고 걱정한 소수 의견이 2명이나 있었습니다. 금리 인상 당시에 모두 찬성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우리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달로 끝일지도 모른다, 또는 앞으로 더 올린다고 해도 한 번 남았다, 3.75%까지가 끝이라는 의견이 그래서 지금 팽배합니다.
오늘 미국 금리 인상 이후의 분위기가 이런 예상을 뒤엎을 만큼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지금의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최고점은 멀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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